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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부스스한 날 사람도 매일매일 머리를 손질해도 어떤 날은 유난히 머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다. 어딘가로 뻗쳐 버리거나, 자면서 머리 모양이 눌려 버리는 날이. 다시 감을 시간은 없고, 대충 어찌저찌 드라이기 바람으로 날려 보거나 고데기로 응급조치를 취해 보지만 그래도 영 이상한 날. 날마다 아주 많은 시간을 몸단장에 쓰는 고양이에게도 그런 날이 있다. 유난히 털이 부스스하고 정전기가 많이 나서 모양새가 영 이상한 날이. 중간중간 일어선 털도 있고, 마음대로 눌려 버린 털도 있다. 대충대충 꾹꾹 눌러서 만든 점토 인형 같기도 하고 누가 멋대로 손으로 쓸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자다 깨서 그런지 평소보다 한껏 더 모양도 삐죽삐죽한 거 같다. 갈기털 주변은 눌려서 푹 꺼지고, 팔뚝이랑 가슴, 배털은 부숭부숭 .. 2023. 6. 2.
경의선 숲길 태국 음식점, 리틀 방콕 친구들과 만나서 맛있는 걸 먹는 날! 이날은 비가 축축하게 내리는 날이었다. 만나기 전에 이미 리틀방콕에 가기로 정해 뒀었는데, 비가 내린 덕분에 평소라면 대기를 했을 리틀 방콕일 텐데 이날은 한번에 입장! 촉촉하게 젖은 경의선 숲길을 바라보다가 메뉴판 정독을 시작했다. 외국 음식점 메뉴판은 이렇게 사진과 음식 설명이 함께 있는 게 좋다. 낯선 음식들이 어떤 모양일지,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어서 고객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안하다. 고민고민하다가 칼칼한 새우완탕 쌀국수와 팟타이느아를 주문했다! 동남아 음식들은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도 짧은 편이라서 더욱 좋음! 비 오는 날에 딱 어울리는 '칼칼한 새우완탕 쌀국수'. 찰랑찰랑한 국물, 조그마한 청경채, 국물에 잠겼지만 형체는 알 수 있는 새우완탕. 난 .. 2023. 5. 31.
네이쳐스 베이커리, 오트밀크럼블 사과맛 아침, 안 먹을 수도 없고 챙겨 먹자니 귀찮은 식사계의 계륵. 아쉽게도 난 늘 아침을 먹어와서 아침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다. 똑같은 집에서 자랐지만 내 동생은 아침을 먹지 않는 편이라 늘 부럽고 신기하다. 아, 대신 동생은 야식을 먹는다! 난 그렇게 늦게 먹고 자는 건 못 하겠던데. 아무튼 매일 아침 무엇으로 식사를 할까는 나에게 꽤 진지한 고민이다. 아침 한 끼가 하루에 끼치는 영향은 꽤 크니까. 개인적으로는 밥이 제일 좋지만, 자취하면서 아침에 식사를 차려 먹기란 하늘에 별 따기고 특히나 나는 아침 잠이 많아서 진작에 포기했다. 대신 간단하게 빵이나 김밥 같은 걸 사 먹는다. 이런 아침 고민을 덜어 보고자, 이번에 네이쳐스 베이커리에서 산 오트밀 크럼블 사과맛. 서양 쪽에서는 이런 영양바 같은 게 꽤.. 2023. 5. 29.
집사와 겸상하는 고양이 식탁 의자에 한번 앉기 시작하더니 내가 식탁에 자리 잡으면 자기도 의자 하나 차지하기 시작한다. 앉아서 책을 볼 때도 맞은편에 올라와 있고, 그냥 핸드폰 하고 있어도 앉아 있는다. 밥 먹을 때도 당연히 앉아 있으려고 하고. 그래서 이렇게 같이 밥 먹는 양 나를 쳐다보고 있을 때도 있어서 밥 먹다가 한참 웃은 적도 있다. 너무 사람처럼 앉아 있고 말이지. 하루는 햄버거 먹으려고 열심히 꺼내고 있는데 언제 또 와서는 이렇게 자기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음료수에 관심을 보인다. 너무 귀엽네. 내 밥친구는 이제 넷플릭스가 아니라 우리 고양이 해야겠다. 앞으로는 앞자리가 비는 날에는 고양이 밥그릇이라도 올려 주던가, 아님 간식이라도 같이 먹게 놔줘야지. 귀여운 녀석. 2023.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