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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 마당냥이 사고

by 고독한집사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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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이하여 엄마 아빠네 집에 갔다. 우리 엄마 아빠네 집에는 아주 귀여운 마당냥이 두 마리(코순이, 점박이)와 굴러들어온 냥 뻔순이가 산다.

피해묘 코순이
점박이
언제부터인가 눌러앉은 뻔순이

코순이는 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엄마나 아빠 차가 오면 늘 차 주변을 빙빙 돈다. 매번 불안했는데 기어이 사고가 났다.
새벽에 차를 빼려던 아빠는 코순이를 미처 못 보았고, 코순이가 차에 받혔다. 아빠가 내려서 확인했을 때는 피도 안 나고 멀쩡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침 10시쯤에 애들 밥 주러 내려간 엄마를 보고 코순이가 울면서 앞발로 몸을 질질 끌며 왔다.
깜짝 놀란 아빠가 케이지를 들고 내려오셨고, 아픈지 자기 몸에 손도 못 대게 하는 코순이를 겨우겨우 케이지에 담아서 병원으로 갔다.
얼마나 무섭고 아팠는지 케이지에 오줌까지 눴다.
원래 다니던 병원에 데려갔지만 거긴 엑스레이 설비가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곳에서 알려준 병원은 소문이 안 좋은 곳이었지만, 워낙 시골이라 설비 갖춘 곳이 없으니 선택지가 없었다.
코순이를 데리고 도착한 그 병원은 정말 최악이었다. 일단 문 열자마자 코를 때리는 악취. 분변과 관리 안 된 동물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방이 두 개 있었는데 한쪽 방에 강아지랑 고양이가 철장에 갇혀 있는데 바닥이 똥오줌 천지였다.
그리고 병원도 너무 지저분하고, 바닥 한가운데에는 상자에 든 새끼 강아지들이 대여섯 마리 있었다.
엑스레이실 겸 수술실에는 마취에 빠진 개가 바닥에 누워 있었다.
원장 혼자 일을 다하는지 우리 아빠더러 코순이를 엑스레이대에 올리고 잡으라고 했다. 바닥엔 개가 누워 있고 아빠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쩔쩔 매니까 계속 타박을 했다.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바닥에 멍멍이 좀 치워 달라고 아빠가 말했더니 발로 밀랜다. 와...
간신히 엑스레이를 찍고 기다리는데 그사이 바닥에 있던 멍멍이가 수술대에 묶이고 수술 준비가 끝난 듯했다.
코숨이는 골반뼈가 부러졌고, 수술은 200이 든다고 했다. 너무 큰돈이라 아빠가 망설이니까 일단 항생제와 진통제 주사를 맞히고 집에 데려가서 돌보면 한두 달이면 나을 거라고 했다. 나도 차마 금액이 너무 커서 아빠한테 수술 시키라고 말을 못했다. 게다가 이런 병원에서 수술했다간 더 큰일 날 것 같았다. 이제 약을 받기로 했는데 의사가 약을 찾으러 간 새에 개는 마취가 풀려서 수술대에서 울부짖기 시작했다.
여기가 지옥인가?
아무리 개가 울어도 조취도 안 하고 약만 가져와서는 2주치를 준다고 주는데 용량이 아무리 봐도 잘못 계산된 듯했다. 역시나 집에 와서 먹여 보니 용량을 한참 잘못 계산해서 2주는 못 먹인다.
그래도 코순이는 주사 맞고 통증이 덜한지 집에 와서 물 마시고 밥도 먹고 잠이 들었다.

사고 후 요양 중... 어서 나아라

코순이랑 점박이가 사는 곳은 집 아래 층 창고 같은 곳인데 따로 방도 있어서 거기에 혼자 두고 돌보고 있다.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엄마 말에 따르면 사고 이틀 뒤에는 혼자 움직여서 다른 위치로도 가 있다고 한다.
시골이라 병원비도 병원비지만 병원의 선택권이 너무 없다. 아, 그리고 저 문제의 병원은 나중에 친구한테 들으니 이곳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에게는 엄청 악평이 자자한 곳이라고 한다. 비싸고 엉망인 곳으로. 군청 지정 유기동물 보호 병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동물도 많고 관리가 안 되는 거였나 보다. 너무 끔찍한 곳이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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