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약 같은 베이킹.
견과류만 다 쓰면 굽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나의 베이킹은 계속된다.
아니, 생각보다 너무 재밌잖아?!
게다가 동생이 너무 잘 먹는다. 구워 놓으면 호록호록 잘 먹어서 굽는 재미가 남.
그리고 하면서 느낀 건데 의외로 나 화학 같은 과학실험 되게 적성에 맞을지도...?
계량하고 조절해 보고 관찰하고 하는 게 잘 맞는다.
이래서 어릴 때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시켜서 적성을 잘 알아둬야 하는 거구나.
아무튼 이번에 구운 것들.
친구네 집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빈 손으로 가기 그래서 피스타치오 초코칩 쿠키를 구웠다.
https://youtu.be/i5npeGuELD0
왜 하필 피스타치오냐면 친구에게 좋아하는 견과류를 고르라고 했더니 피스타치오를 골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스타치오를 샀는데 볶은 게 아닌 생피스타치오, 그것도 탈각이 안 된 걸 사 버린 것이다!
덕분에 전처리가 좀 귀찮았다. 어차피 볶은 게 와도 전처리는 해야 했지만 껍질 벗기는 게 은근히 일이었다.
볶은 피스타치오를 식혀서 또 갈아서 반죽에 섞어야 하기 때문에 요래저래 손이 많이 갔던 쿠키.
그래도 피스타치오 특유의 풍미가 나서 고급스러운 맛은 좋았다.
그다음은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서 구운 화이트초콜릿마카다미아 쿠키와 헤이즐넛 초코칩 쿠키.
화이트초콜릿 마카다미아 쿠키는 이번에 굽기를 정말 신경 쓰면서 구웠더니 저번보다 더 맛있게 구워졌다.
https://youtu.be/bO9F9YJ3IFQ
이번에 깨달은 게 쿠키를 식히겠다고 너무 오래 밖에 내버려 두면 공기 중 수분을 머금고 눅눅해져 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쿠키 위만 잘 익어도 바닥이 안 익을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또 유산지나 종이호일 위에 두고 식히면 바닥면이 잘 안 식어서 눅눅해진다는 점도. 식힘망을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쿠키, 이 개복치 같은 녀석. 심심하면 눅눅해진단 말이지.
촉촉쫀득이랑 눅눅은 확실히 달라서 기껏 열심히 구워 놓고 식힐 때 잘못 식히거나 바닥면이 덜 익어서 맛이 반감될 수 있을 때 주의 또 주의!
음, 그리고 원래 피칸이 들어가는 초코칩 쿠키에 헤이즐넛을 넣어 봤는데 별로였다.
https://youtu.be/IoaZ1RjTYtk
헤이즐넛은 고소한 맛은 좀 덜해서 그런지 따로 노는 느낌?
하지만 비스코티에 넣으면 또 잘 어울리고, 참 신기하다.
전부터 계속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게 토피랑 누가, 카라멜이었는데 일단 제일 단순해 보이는 토피에 도전했다.
https://youtu.be/M14JpjwWuFY
온도계가 없어서 그냥 눈대중으로 갈색이 될 때까지 펄펄 끓인 토피를 전처리한 견과류 위에 붓고, 위에 초코를 붓고 또 견과류를 뿌려서 식히면 된다.
토피가 적당한 온도가 될 때까지 끓이는 것만 잘한다면 정말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다만 토피는 빠르게 굳는데, 초코는 굳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 몰라서 자르다가 망함.
초코가 덜 굳어서 온 사방에 초코를 튀기며 초코렛 범벅인 살인 현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거 하려고 산 사각팬이 너무 작아서 토피층이 두꺼워지는 바람에 두툼한 토피가 되었고, 자르느라 엄청 애먹었다.
다음에 할 때는 사각팬을 두 개 사서 좀 얇게 만들어야지.
덜 굳은 초코는 그냥 두면 여기저기 다 묻으니까 급하게 아몬드 분태를 볶아서 있는 대로 넣고 섞었더니 맛이 더 좋아졌다!
견과류 듬뿍 초코토피넛 완성. 역시 견과류는 위대하다.
급할 때는 견과류가 모두를 구원하리라. 음하하.
찬장에서 시나몬 가루 발견! 유통기한도 길어서 깜짝 놀랬다. 내가 이걸 왜 언제 샀지??
아무튼 그래서 시나몬 쿠키 구웠다.
https://youtu.be/8v9oydUKxLU
조금 더 달게 해도 될 거 같다. 구울 때 시나몬 냄새가 아주 향긋해서 좋았다.
맛은 생각보다는 심심.
호두 대신 건무화과랑 피칸 넣었는데 단맛이 좀 부족한 조합이랄까.
그래도 먹을 만은 했다.
좀만 더 더워지면 쿠키 반죽 만들기는 어려워지고 빵 발효하기에는 좋아지니까 열심히 쿠키 굽고 다시 빵 굽기로 돌아가야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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