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시장 맛집, 황부자(황부자집)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았다. 시장 구석에 잘 보이지도 않는 노란 간판을 달고 장사하는 집인데 가격도 착한데 맛있다. 제발 이곳에 많은 분들이 찾아가서 장사가 흥해 오래오래 여기서 맛있는 음식을 팔아 주시면 좋겠다.

오른쪽에 황부자집이라는 간판이 달린 집이다.

시장 안쪽에 있는 집인데, 메뉴는 이런 구성. 벽면에는 조리사 분이 과거에 호텔에서 일할 때 찍으셨던 사진이 있다.

일단 메뉴가 가격이 착하다. 처음 간 날에는 연탄 불고기 백반을 먹었는데, 요즘 세상에 불고기 백반이 7천 원이라니 싸다! 게다가 이런 한 상 차림으로 깔끔하게 나온다. 반찬은 그날그날 구성이 바뀐다.

불고기 안에는 새송이 버섯과 떡, 부추, 구운 마늘이 들었다. 골고루 싸서 쌈과 함께 먹으면 샹투스가 울린다.

쌈장도 직접 양념을 하시는지 시판 쌈장과는 다른 구수함이 있다. 이건 그냥 풋고추만 찍어 먹어도 밥도둑이 될 맛이다. 불고기 백반을 시키면 이런 된장국도 함께 주시는데 적당히 칼칼하면서 구수하니 불고기와 합이 끝내 준다. 

불고기 자체는 양념이 아주 잘 배어 있고, 연하며 약간 독특한 향이 나는데 이게 아주 매력적이다. 불향도 아닌 무언가인데 정확히 뭔지 아직 모르겠다.

불고기를 먹고 너무 맛있어서 아주 저렴한 5천원짜리 순두부도 먹어 봤다. 순두부도 왕새우가 떡하니 올려져 나오는데 간도 적당하고 두부도 많아서 이런 식사가 5천 원이면 남는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토실토실 왕새우

여기서 멈출 수 없어서 또 다음에 낚지볶음을 먹으러 갔다. 보통 새빨간 낚지볶음인데 여긴 간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을 해서 갈색이다.

불 위에 올려서 익혀 먹는 스타일. 그런데 이미 익혀 나오니까 소면 풀고 온기를 준다는 느낌으로 먹으면 적당하다.

낙지볶음 시키면 주시는 조개탕. 시원하고 개운하다

소면은 기본으로 넣어 주시고, 밥은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식사로 먹기엔 간이 쎈 편이라 나는 밥을 시켜서 같이 먹었다. 나중에 소면 다 건져 먹고 밥 넣고 볶음밥을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먹느라 정신이 팔려서 그 생각을 미처 못했다. 낙지볶음은 보기보다 꽤 매콤하므로 매운 걸 잘 못 먹는다면 미리 말을 하는 게 좋다. 내 입맛에는 낙지볶음보다는 불고기나 순두부가 더 맛있었다.

음식이 빨리 나오는 편은 아니므로 4인 이상이라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아직 네이버나 카카오 맵에 정보가 많이 안 뜨니까 여기 명함 사진을 올린다. 많이들 찾아가서 먹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