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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특별한 휴식, 강화도 전등사 템플스테이

by 고독한집사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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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휴가에는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평소에 절을 좋아하고 우호적인 엄마에게 하루라도 집안일에서 벗어나 고요한 하루를 체험하게 해 주고 싶고, 나도 좀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어서 예약!

어느 절로 갈까 하다가 엄마아빠의 집이랑 가까운 전등사로 결정했다.
숙소에 따라 가격이 달랐는데, 개인욕실이 딸린 숙소는 1인당 1박에 9만 원이었고, 공용 욕실을 쓰는 숙소는 7만 원이었다.

개인 욕실이 딸린 방은 예약이 끝난 상태라서 공용 욕실로 예약했고, 예약 확정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 전화를 받고 나서 입금하고 예약 완료!

예약이 끝나면 각종 안내와 주의사항이 담긴 문자가 날아온다.

나는 일요일에 들어가서 월요일에 나오는 일정이었는데, 일요일에 11시까지 와서 법회를 들으면 떡도 주고 점심도 준다고 하시길래 11시에 맞춰서 도착했다.


자가용을 타고 갔는데, 주차장은 매표소를 지나 차가 긁힐까 봐 조마조마한 성문을 지나 바로 나오는 오른쪽 공간에 주차했다.

전등사가 이렇게 클 줄 몰라서 주차장이랑 사무국 찾는 길이 조금 어려웠다. 길이 어렵거나 모르겠다면 일하시는 직원분들께 물어보면 친절하게 바로바로 알려 주신다.

혹시라도 도움될까 싶어서 찍어놨던 약도. 엄청 도움이 됐다.

차를 세우고 사무국을 찾아서 영차영차 올라갔다. 사무국은 오를 수 있는 길 끝까지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건물이다.

마침 직원분이 문을 열고 계시던 터라 바로 사무국에 짐을 맡기고 법회가 열리는 무설전으로 안내받아서 이동했다.

무설전 천장. 연꽃등으로 하나 가득인 게 신기했다.


눈치껏 방석을 꺼내 앉아서 스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이거 끝나고 떡 받고 공양간에 가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장구 교육을 하신다고 하고 싶은 사람은 남아서 들어도 된다고 안내가 나왔다.

엄마의 눈이 번쩍이며 장구를 배우겠다고 하길래 그러기로 하고, 나눠 주는 장구와 악보를 받아 신나게 장구를 두드렸다.

장구를 배울 생각에 신난 엄마


타악기는 치면 칠수록 치는 사람이 빠져드는 게 묘미인 거 같은데, 엄마가 얼마나 열심히 열중해서 치던지 보면서 뿌듯했다.
수업 끝나고 나니까 세상 후련한 얼굴이길래, 이 장구 수업만으로도 템플 스테이는 호평이겠구나 싶었다.


공양간(절에서는 식사를 공양한다고 하고, 식당을 공양간이라고 한다.)을 또 물어물어 찾아가서 공양을 했다.

첫 절밥. 생각보다 맛있었다. 원래 채식을 좋아하는 엄마는 정말 잘 드셨다. 기름기가 적어서 먹기 편하다고 하시며 평소 먹던 양보다 많이 드셨다.



원래 템플스테이 일정은 3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공양을 끝내고 절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날도 좋고 나무는 푸르고 꽃도 많이 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정말 좋았다.


사진도 많이 찍고, 전등사의 대표 보물 대웅보전도 구경하고.

대웅보전 처마 밑 나부상
대웅보전을 지키는 부처님들. 이분들도 다 보물이시다.



키가 낮은 소나무에 연등이 예쁘게 달려 있었다. 수국도 한창이라 절이 정말 화사했다.




아까 법회가 있었던 무설전에 가서 사진도 찍고.




전등사 안에는 죽림다원이라는 찻집이 있는데 더위도 식힐 겸 찻집 들어가서 엄마는 쑥차, 나는 커피를 마셨다.

테이블 위 예쁜 수국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몸도 시원해지고, 찻집 안에서 파는 다양한 물건들도 구경했다.

고양이 군단 애옹애옹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고양이 도자기. 이거말고 옻칠한 수저랑 다른 도자기 장식도 팔았다.

아, 그리고 전등사TV를 구독하면 사무국에서 죽림다원에서 쓸 수 있는 1천 원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찻집 여기저기 붙어 있던 강렬한 뱀조심



찻집에서 나와서 대웅보전 옆에 있는 서점에 가서 기념품을 구경하고, 예쁜 물고기 은반지를 구매!
엄마가 커플링 하자고 사 주심. 헤헤.

굉장히 마음에 든다.

아, 서점은 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받으신다.


사무국에서 이제 준비가 다 되었으니 오라는 전화를 받고 사무국으로 돌아갔다.

사무국을 장식한 상장들

가서 조끼와 법복 바지, 이불과 베개에 씌울 커버를 받고 일정표도 받았다. 그리고 숙소로 안내받았다.

위생을 위해 시트를 주니까 꼭 이불과 베개에 씌워서 사용하기!
일정표



방은 크진 않지만 선풍기, 제습기, 옷걸이, 드라이기, 작은 책상, 커피 포트, 스탠드 등 있을 건 다 있었다.

방과 작은 책상. 책상 위 책이랑 다기, 포트, 스탠드는 원래 있었다.


무엇보다 모기장이 창문과 문에 다 설치되어 있어서 좋았다! 산중이다 보니까 모기나 벌레가 많아서 좀 걱정했는데 다행!

벽 콘센트에는 다리 많은 벌레들을 쫓아내는 기계도 꽂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벌레 구경은 못 했다.

우리가 묵었던 곳. 가장 끝에 있다.


이불에 시트 씌우고, 옷도 갈아 입고. 템플 스테이 하는 동안은 꼭 법복 바지와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아, 밀짚모자도 필요하면 빌려 주시니 쓸 수 있다.

법복은 분홍색 조끼와 회색 바지



법회 때 못 받은 떡도 챙겨서 가져다주셨다. 감동.



다음 일정은 사찰 안내였는데, 전등사의 역사와 전각들의 이름과 유래 등등 불교 지식과 역사 지식을 정말 재밌게 알려 주셨다. 진짜..너무 재밌게 들었네.

저녁 공양을 위해 공양간으로 이동해서 공양을 하고, 시간을 정해 종루에서 만났다. 시간이 되기 전까지 열심히 사찰을 누비며 사진 찍기!

저녁밥

아, 공양간에서는 말을 하지 않고 밥을 먹는다! 먹고 삼키고 씹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니까.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창가에 앉아서 먹는데, 그럼 이런 풍경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다



구석구석 사진 찍을 만한 곳이 많아서 찍는 재미가 있었다.

절 구경 너무 좋아
구석구석 이런 게 있어서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
명보전
하늘은 파랗고!
이렇게 큰 나무도 많다. 왼쪽에는 종루가 보인다.
어둠이 내릴락 말락.
종루 처마와 수국과 산, 하늘



안내자분이 공양의 의미와 종루, 왜 절에서 아침 저녁으로 종을 치는지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스님들이 나오셔서 사물 타종 준비를 하셨고 곧 북을 시작으로 타종을 시작하셨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타종에 참가할 수 있어서 종을 쳐 볼 수 있었는데, 종을 치고 손을 종에 올려 진동을 느끼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뭔가 내 몸을 쫙 훑고 가는 음파랄까? 경건하고 신비롭다.



종을 치고 저녁 예불에 참가했다.
예불도 처음 가 본 거라 어색했지만, 안내자분이 미리 다 알려주시고 앞에서 지도해 주셔서 무리 없이 따라 할 수 있었다.

예불이 끝난 뒤 108배를 하고 싶다면 해도 좋다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는데 안내자분의 언변에 다들 설득당해 나중엔 모두 108배에 참여했다.

108배는 약 30분 정도 걸렸고, 무릎이 아픈 우리 엄마도 전부 해내셨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일단 시작하면 모두 할 수 있다!

하고 나니까 적당히 몸도 풀리고 해냈다는 성취감도 들어서 기분이 상쾌했다! 하고 나서 간단하게 소감도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


108배를 마친 뒤에는 법문이 있어서 관음전에 가서 법문도 듣고, 드디어 모든 일정이 끝나서 자유 시간! 깨끗하게 씻고 풀벌레 소리 들리는 숙소에 돌아와 누우니 정말 몸도 마음도 고요했다.

가끔 들려오는 목탁 소리, 풀숱에서 울리는 풀벌레 소리...

자동차 오가는 소리, 누군가의 고성도 발걸음 소리도 없는 조용한 절은 내 숨소리에 집중하게 해 줘서 참 좋았다.
새벽 예불에 참가하고 싶었기 때문에 알람을 새벽 4시에 맞추고 일찍 잠이 들었다!



잠깐 잔 거 같은데 알람이 울려서 벌떡 일어나서 세수와 양치를 하고 예불을 드리러 다시 무설전으로!
밤이 되니까 등에 불이 들어와 있길래 예뻐서 사진 하나 찍었다.



조용히 또 예불을 드리고 고요한 사찰 한 바퀴 둘러보고 들어와서 아침 공양 시간까지 잠시 누워서 쉬었다.
아, 느낀 건데 108배처럼 연달아 절을 하면 괜찮은데 오히려 예불 때처럼 절을 간간히 하는 게 더 무릎이 아프다. 으어어.
그리고 스님의 하루는 만만치 않다. 아이고...휴식형인데도!

안개에 둘러싸인 전등사

공양하러 나왔더니 어슴프레 밝아졌고, 안개에 낀 전등사가 아주 멋졌다.
공양하러 가는 길에 멋진 고양이도 만났다. 사람을 피하지 않는 게 사랑 많이 받고 사는 거 같다.

밥은 오늘도 맛있네!


아침 공양을 마치고 삼랑성을 따라 가볍게 산책을 했다. 아니, 사실 안 가벼웠다.
성문 옆으로 굉장히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아침 운동으로 아주 딱이었다.
그래도 올라오니 이런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어서 좋았다.

신비한 하늘이랑 나무가 너무 멋졌다


안개만 안 꼈다면 바다까지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유행한다는 강아지풀로 토끼 만들기도 해 보고.


절 구경을 하고 잠을 좀 더 자다가 숙소를 청소하고, 시트와 법복을 챙겨서 사무국에 반납했다.
기념품도 받고, 설문조사도 하고.

작은 노트와 볼펜을 기념품으로 받았다.


나오는 길에 죽림다원에서 연꿀빵도 한 상자 샀다.

맛있음.ㅎㅎ

점심까지 먹고 나와도 되지만,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나왔다.
엄마도 나도 무척 만족한 1박 2일이었다.

**그런데 왜 템플 스테이라고 할까. 엄마가 처음에 템플 스테이가 뭔지 몰라서 당황스러워했다. 그냥 '사찰 체험' 정도로만 해도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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