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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석파정 서울 미술관(개관 10주년 전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by 고독한집사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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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에 있는 석파정 서울 미술관에 다녀왔다. 여기는 처음 갔는데, 전시 내용이 알차다고 내 귀에까지 소문이 흘러들어와서 방문!

내가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내가 가려던 주에 전시 종료였는데, 다행히 전시가 연장되어서 11월 13일까지 한다고 한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가 보시길 추천한다. 

이중섭, 최경자, 김환기 등 유명한 작가들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그리고 석파정은 가을 단풍을 맞이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곳이니까 전시도 보고 서울 한가운데에서 단풍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석파정을 구경하는 거 엄청 좋은 나들이가 될 거다.

 

전시 비용은 성인은 15,000원
학생(초중고) 12,000원
우대/어린이(36개월 이상) 9,000원

 

모두 통합 입장권이라 석파정 입장이 가능하며 석파정 단독 입장권은 없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오후라서 석파정이 오후 5시에 닫으니 4층 석파정 먼저 구경하고 전시를 보라는 안내를 받아서 그렇게 했다. 본격 관람 시작 전에 매표소 우측에 있는 팸플릿 거치대에서 스탬프 투어지를 발견해서 집어 들고 올라갔다.

4층에서 내리면 야외 석파정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곳곳에 있는 스탬프를 찍으면 꼼꼼하게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다.

내 눈에 띈 작은 재미+감탄 요소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서울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아름답다.

특히 석파정은 가만히 서 있으면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는데 저절로 마음이 평안해진다. 

석파정
석파정 옆에 두꺼비 네 가족이 살고 있다.
거대한 너럭 바위
찍어 찍어 스탬프!
어쩐지 귀여웠다

그리고 야외에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걸 마주쳐서 반갑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호박

 

4층에 작게 석파정 서울미술관의 개관 역사와 작품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살펴본 뒤 2층으로 내려가서 본격 전시 관람을 시작했다.

플래시를 켜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사진 촬영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 좋았다. 평일 오후 관람이라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편하고 조용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작품마다 작품명이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설명과 작품명이 한 군데에 붙어 있는 식이라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벽면에 그림들만 걸려 있으니 오히려 집중하기에는 더 좋았다.

작품에 대한 설명이 친절한 편은 아니므로 도슨트나 오디오 설명을 들으면 더 도움이 될 거 같다.

도록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그림들을 실제로 보려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확실히 예술 작품은 실제로 봤을 때 작품이 주는 기운과 분위기가 있어서 박력이 다르다.

마음에 드는 그림들은 사진도 찍고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으니 평생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서 의미 있다.

김기창 화가의 성화 30연작 중 <아기 예수의 탄생>. 천사들은 선녀로 그려냈는데 신선하면서 성스러운 분위기가 참 좋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

 

유영국 화가의 작품들인데 액자 밖으로 뛰쳐나올 듯한 색감이 너무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이대원 화가의 사과나무. 사진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 기묘한 에너지가 있는 그림이었다. 선명하면서 화려하고 하지만 모두 조화로운 신기한 그림이었다.

 

이중섭의 황소.

작은 작품인데 정말 힘이 있다. 벽면을 채우고도 남음.

김상유 화가의 작품. 새랑 호랑이의 단순화된 모습과 그 안에서도 귀여움을 잃지 않은 게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김환기 십만 개의 점

실제로 보면 정말 기묘하게 계속 바라보게 된다. 나만의 점을 찾아서.

최불암 배우님의 목소리로 시를 읊은 소리를 틀어 놨다. 이 작품이 가장 관람에 힘을 쓴 작품 같았다. 보기에 적절한 거리, 단독으로 뚝 떨어져 오롯이 있는 위치도 그렇고.

 

전시를 쭉 보면서 느낀 게 그림도 그림이지만 화가들은 어쩜 이름들도 다 하나같이 멋진지!

이영배인데 가운데 '영'을 빼 버리고 '이배'로 활동한다던가

곽인식인데 영문 이름을 QUAC Insik으로 써서 무지 강렬해진다던가.

 

전시 다 보고 나와서 친구랑 내가 화가라면 쓰고 싶은 '힘있고 멋진 이름'을 생각하며 또 여운을 즐겼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오랜만에 본 참 좋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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