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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은 거

송리단길 미트파이 맛집, 진저베어

by 고독한집사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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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렸던 다음 날이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추웠던 날이었다.
이런 날, 나는 연차를 내고 송리단길에 친구를 만나러 갔다.
연차까지 냈으니 작심하고 송리단길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파이집 진저베어에 가기로 했다.



보통 친구랑 나는 11시쯤에 만나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가 12시에 여는 곳이라 강제로 12시에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둘 다 약속에 늦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서로 도착했다고 연락했을 때는 11시 30분!
그 시간에 아직 열지도 않은 평일의 진저베어는 이미 대기가 앞에 4팀!
이 강추위에도 사람들은 따끈하고 유명한 미트파이를 먹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나처럼.

제설 작업이 안 되어서 엄청나게 미끄러운 길을 스케이트 타듯 전진해서 또 가게 앞에서 석촌호수의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길 약 30분.
마침내 가게 문이 열리고 입장해서 잽싸게 자리를 잡고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파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갓 구운 파이 냄새와 따뜻한 온기가 어우러져서 이건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성탄절 분위기 그 자체. 게다가 너무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파이들.

실제로 보면 냄새까지 곁들여 더 맛깔스러워 보인다
사악한 가격, 아름다운 생김새




정신없이 파이를 구경했다. 다 너무 맛나 보이는데 가격이 장난 아니라서 아주아주 신중하게 골랐다.


맥앤치즈 라구 파이랑 클래식 미트 파이를 하나씩 포장 주문하고, 클래식 메쉬 세트를 주문했다. 음료는 아메리카노!
포장은 바로 담아서 주셨고, 세트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진동벨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포장! 집에 가서 데워 먹었는데 진짜 맛났음!


가게 구석구석도 곰투성이라 귀엽다. 

 


요란하게 진동벨이 울리길래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발딱 일어나서 음식을 받아왔다.
커다란 접시를 소박하게 장식한 메쉬포테이토와 미트 파이.

 


미트파이는 한국에서는 처음 먹어 본다. 
예전에 호주에서 먹어 봤는데, 그때는 누린내가 심했던 기억만 있다.

 


메쉬 포테이토에 그레이비 소스 쫙 뿌려 주고, 미트 파이도 반으로 쓱쓱싹싹.

대존맛=미트파이
감자도 존맛

꽉 찬 속이 장난 아니다. 그리고 한 입 먹자마자 돈이 안 아까워졌다. 정말 맛있음!
따뜻하고 속이 든든해지는 맛. 메쉬포테이토랑 같이 먹으니까 한 끼로 손색이 없다.
파이 크기가 너무 작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내용물이 든든해서 그런지 배가 불렀다.



친구가 시킨 트러플 머쉬룸 세트. 이건 메쉬 포테이토 위에 베이컨 조각 대신 버섯이 올라간다.

그래서 좀 더 고급지고 건강한 맛이 나는 게 특징!
파이도 친구 거는 좀 더 크리미한 맛이 났다. 

오른쪽이 친구 거. 이것도 맛났지만 나는 클래식 취향

 


친구가 주문한 샐러드도 한 컷. 풀쪼가리를 아주 가늘게 채친 게 인상적.

채를 그냥 채채채
피넛크림 라떼, 친구 피셜 달달고소!

위에 올라간 치킨의 맛이 내 입엔 그냥 그랬는데, 미트 파이랑 먹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


파이가 너무 맛있어서 먹으면서도 포장을 더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너무 추운데서 오래 기다려서 서글펐는데 기다린 보람이 넘치는 맛이었다.
하지만 다음엔 좀 덜 추운 날 가서 기다려야지. 

나갈 때 보니까 대기가 29팀이었다. 휴우, 정말 대단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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