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면서 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가게를 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리 줄을 서는 집이었는데 가게가 큰 편도 아닌데 점심 때마다 줄을 서는 게 신기했다. 파는 메뉴도 신기했는데 옹심이라는 메뉴를 판다.
나는 옹심이라는 음식이 너무 생소했는데, 찾아보니 강원도 향토 음식이라고 한다. 옹심이라는 말 자체는 '새알'을 듯하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하며 내가 간 가에서 파는 옹심이는 감자 옹심이다. 감자 옹심이는 감자를 갈아 물기를 꼭 짜낸 뒤 가라앉은 녹말가루와 섞어 새알처럼 작게 빚어 육수에 넣어 끓인다고 한다. 설명만 봐서는 잘 모르겠길래 먹으러 갔다.
나는 옹심이만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음식값이 비쌌다.
옹심이 외에도 물막국수, 메밀막국수, 회막국수 등을 판매한다.
테이블 위에 김치 옹기가 두 개 놓여 있다. 먹을 만큼 덜어 먹는 방식이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보리밥을 조금 준다. 여기에 아까 덜어 놓은 김치랑 고추장을 넣고 삭삭 비벼 먹었다.
먹고도 옹심이가 나오기까지는 한참 걸렸다. 추측하건데, 옹심이를 한 솥에 많이 끓여 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운이 좋아 옹심이가 막 끓어 나온 시점이면 금세 음식을 받을 수 있고 아니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듯하다.
애호박이랑 익힌 당근이 종종 보이고 옹심이는 이렇게 생겼다. 마치 감자떡 같다.
식감도 감자떡이랑 비슷하게 쫀득쫀득하다. 옹심이 맛 자체는 간이 강하지 않고 무언가 특별나는 맛은 없다. 그런데 육수가 굉장히 걸쭉하고 진해서 이거랑 먹으면 삼삼하니 묘한 매력이 있다. 처음에는 되게 낯설었는데 한 입, 두 입 먹다 보면 점점 구수한 것이 자꾸 당긴다.
어르신들이 엄청 좋아할 것 같은 맛이다. 옹심이 양도 굉장히 많아서 좀 남겼다. 어찌나 아깝던지! 추운 겨울날 종종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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