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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은 거

제주 김만복, 홍대 AK점

by 고독한집사 202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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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홍대 AK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자마자 종일 밥 한 끼 먹지 못한 친구를 위해 무얼 먹을까 하다가 친구가 평소 궁금했다며 전복 김밥을 먹자고 했다.

AK몰 1층에는 제주 김만복이라는 작은 가게가 있는데 지나가며 몇 번 보긴 했다. 그런데 내가 전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한 번도 안 가 봤다. 배고픈 친구의 소원 들어주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니까 제주 김만복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제주 김만복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으며, 가게가 크지 않다. 앉아서 먹을 수 있긴 한데 공간이 열려 있어서 약간 휴게소에서 밥 먹는 기분이 든다.

우리가 갔을 때는 식사 시간 때가 아니라 자리가 있었는데, 나중에 지나갈 때 보니 식사 시간 때에는 사람이 꽉 차 있었다. 전복 김밥으로 유명한 만복이네 김밥 한 줄과 전복 성게 해물면을 시켰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먼저 전복성게해물면.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식재료의 조합이었다. 전복과 성게라니 둘 다 별로...

하지만 한 입 먹으니까 맛있었다. 그다지 맵지 않은 라면이고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고 깔끔했다. 비리거나 그렇지도 않았다. 전복과 성게에 대한 편견이 국물과 함께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면발은 살짝 꼬들면처럼 탱글해서 완전 내 취향이었다.

이것이 전복 김밥으로 이름 난 만복이네 김밥.

난 사실 가운데 저 노란 것이 전복인 줄 알았다. 전복 무지랭이라서 가능한 생각이었다. 가운데 노란 것은 달걀이다. 마치 푸딩처럼 탱글하고 부드럽게 만든 달걀. 전복은 아마 밥에 살짝 양념으로 들어간 거 같다. 딱히 비린 향도 없었고 꼬수운 냄새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

김밥은 방금 쌌는지 따뜻했고 라면이랑 잘 어울렸다. 특별히 들어간 속재료가 없는데도 담백하고 꼬숩고 맛났다. 이거 먹을 때는 한입에 쏙 넣어서 먹는 게 좋다. 왜냐하면 두 입에 나눠 먹으려고 하면 김이 밥을 놔주질 않아서 상당히 모양새가 이상해지기 때문이다. 어쨌건 전복이라면 으으 했던 나지만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앞으로 전복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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