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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설거지 비누 만들기

by 고독한집사 202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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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주방 세제 용기가 플라스틱이니까 이걸 좀 줄여 보려고 설거지 비누를 만들어 봤다. 남들이 만드는 거 따라 만든 건데, 생각보다 쉽고 재밌었다. 사실 예쁜 몰드를 사서 써 보고 싶었던 개인적인 욕심이 몹시 큼. 최고의 환경 보호는 소비하지 않는 건데 이게 참 어렵다.

아무튼 실리콘 몰드를 사고, EM 비누 베이스를 샀다. 설거지 비누에는 EM 용액이란 걸 넣는 걸 많이 봤는데 나는 용액이 없으니까 그냥 EM이 든 비누 베이스를 샀다. 1킬로그램.

보통 비누 만드시는 분들은 비누용 비커, 용기 등등이 있지만 나는 그냥 있는 거 쓰기로 했다. 하지만 만일 누군가 한다면 비누용으로 따로 쓰시기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비누를 녹이고 이러는 과정에서 오염이 걱정되니까 식기는 쓰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동거인 없을 때 몰래 식기로 비누 만들었고 나중에 혼났다. 반성 많이 했음...

레시피랄 것도 없지만 내가 사용한 재료는 아래와 같다.


EM비누베이스 1킬로그램, 커피, 전자레인지용 용기, 몰드


보통 보습을 위해 글리세린이나 올리브유도 넣는데 뭘 많이 넣을수록 세정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난 다 생략! 하지만 커피는 꼭 넣는 것이 좋다고 한다. 커피가 기름기 제거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전자레인지용 용기가 작아서 비누베이스를 500그램씩 나눠서 두 번 했다. 비누베이스 500그램당 커피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샷 3개를 넣었다. 커피머신이 없으면 카누나 맥심 커피(믹스 말고!)를 녹여서 써도 좋다.

먼저 비누베이스를 깍둑썰기 한다. 비누 자르는 느낌이 좋아서 재밌었다. 깍둑깍둑깍둑깍둑. 잘게 자를수록 잘 녹는다. 

 

단단하면서 뚝뚝 설겅설겅 잘리는 게 아주 재밌다.

 

이걸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서 전자레인지에 녹인다. 나는 2분 돌리니까 얼추 다 녹았다.

 

꼭 젤리 같기도 하고 꽤 예쁘다.

 

다 녹은 비누베이스에 미리 내려놓은 에스프레소샷을 3개 좌아악 붓는다. 그리고 섞은 뒤 잽싸게 몰드에 붓는다.

 

이렇게 다 녹으면 물처럼 된다. 약간의 건더기 같이 남은 건 휘휘 저으면 녹는다.
 에스프레소 3샷
비누베이스와 에스프레소가 섞이면 이렇게 된다 커피향이 솔솔 남

 

음 도구가 없다 보니 이렇게 엉만진창으로 부었다.

 

개판....녹인 비누베이스는 몰드 위나 바닥에 얇게 퍼진 애들은 말도 못하게 빨리 굳는데, 굳으면 굳을수록 설거지가 귀찮아진다. 그러니까 최대한 안 흘리고 하는 게 좋음. 다른 분들은 계량용 유리비커 같은 걸 많이 사용하시더라.

 

비커가 있으면 좀 더 깔끔하게 몰드에 따를 수 있을 텐데. 그리고 몰드에 따르기 전에 꼭 바닥에 신문지나 달력 같은 걸 깔자. 비누가 빨리 굳기 때문에 바닥에서 굳어 버리면 참 귀찮다.

 

설거지가 많아진다 많아진다...문지르면 거품이 나니까 다 설거지가 일이 장난 아니다...

 

그리고 몰드에 덕지덕지 굳어 버린 것도 나중에 설거지할 때 귀찮음. 사진 보면 좀 거품이 일었는데, 이런 걸 방지하려고 미리 몰드에 에탄올을 바른다고 한다. 그런데 난 그런 거 없으니까 그냥 함. 그리고 그냥 3~4시간 정도 실온에서 굳히면 끝이다. 빰!

두 번째 할 때는 샷을 내릴 때 헤이즐넛향 커피를 썼더니 비누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그러니 가향 커피 말고 그냥 커피로 샷을 내리길 추천한다. 그냥 커피로 만든 비누는 은은한 비누향만 나서 좋았다.

몰드에서 빼낼 때 쾌감이 있어서 즐거웠다. 뿅! 하고 나오는 귀여운 비누들. ㅎㅎㅎ.

 

그래도 너무 귀엽다!!! 

 

1킬로그램의 비누 베이스로 설거지 비누가 16개나 생겼다! 이렇게 열심히 포장해서 선물로 돌렸다. 돌리고도 8개나 남았다. 야-호!

 

서류봉투는 다 쓰고 버리려던 걸 회사에서 가져와서 재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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