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야근을 자주 해서 고양이 양반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버그루밍이 심해졌었다.
배에 돋아나던 민들레 홀씨같이 여리던 새 털들이 어느새 다 사라지고 민둥산이 되었다.
그대로 두고 볼까 하다가 하도 핥아서 벌겋게 변하기 시작했길래 일단 환묘복을 입혔다.
오랜만에 환묘복을 입혔더니 또 응석이 엄청나게 늘어서 투정이 심해졌다. 잘 때도 심심하면 와서 툭툭 머리로 날 쳐서 깨우고, 자꾸 파고든다. 아, 파고드는 건 날이 추워져서 심해진 것도 있는 듯하다. 얼마 전에는 자다가 추워서 깼더니 고양이 양반이 날 밀어내고 내 자리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
확실히 환묘복이나 카라만 2, 3주 정도 해도 털이 눈에 띄게 많이 자란다. 거의 3주 입혔고, 지금은 털이 많이 자라서 다시 벗겼다. 다만 입혀 둔 동안 배를 못 핥으니 허벅지 안쪽을 핥아서 허벅지 안쪽이 닭다리처럼 되었다. 너 임마 ㅠㅠ.... 오버그루밍은 한번 이렇게 핥은 자리는 털이 날 때 가려워서 또 핥아서 잘 안 낫는 악순환이 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그간 사진 찍어 둔 게 좀 귀여워서 공개.
고양이 양반에게는 두 벌의 환묘복이 있다. 위에 건 내가 좋아하는 거. 아래 거는 입히면 뭔가 자꾸 웃음이 나와서 고양이 양반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자꾸 내 잠자리에서 자는데 자는 건 상관없는데요. 선생님이 이렇게 한가운데서 주무시면 저는 어디서 자나요?
마지막은 귀엽게 나온 걸로. 저 아래 살짝 보이는 배에도 털이 없어...고양이여 제발 털 좀 고만 조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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