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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4월 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

by 고독한집사 2021.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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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다.

우리가 먹고 바르는 물건 중에는 동물 실험을 거친 물건이 굉장히 많다. 예전에 잘 모를 때는 동물 실험이라고 하면 그냥 흰쥐를 들고 주사기를 꽂고 내려놓는 장면 정도만 떠올렸다. 물론 실험이니까 어느 정도 잔인하고 고통이 수반될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인간에게 꼭 필요한 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의 수가 적고(단 2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동물 실험으로 약효를 실험해도 인간과 동물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점, 인공장기나 장기칩 같은 대체 실험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는 이유 등이 그렇다.

대표적인 예로는 탈리도마이드 사건이 있다. 탈리도마이드는 입덧약으로 개발되었는데 동물 실험에서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특히나 이 약의 대상자인 임산부에게는 가장 끔찍한 부작용인 기형아 출산을 가져왔다. 

그리고 2019년에 있었던 메이 사건.

복제견으로 태어나 마약 탐지견으로 일하다가, 마약 탐지견에서 은퇴한 뒤에는 다시 실험실로 끌려가 몇 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메이. 삐쩍 마른 몸으로 허겁지겁 사료를 먹고 힘없이 걷던 강아지의 모습을 기억한다.

게다가 몇몇 양심없는 연구자들 때문에 벌어지는 비윤리적이고 고통스러운 실험. 마취제나 안락사 없이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어가는 생명들. 

그렇게 희생되는 실험동물의 수가 무려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6억 마리, 우리나라에서만 370만 마리에 이른다. 게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동물 실험의 문제를 깨닫고 노력해 온 사람들이 3R이란 것도 만들었지만, 아직 개념조차 널리 알려지진 못한 듯하다.

3R은 동물 실험의 여러 가지 문제를 보완하고 실험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원칙이. 실험 과정에서 실험동물이 겪을 고통을 완화(Refinement)하고,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을 점차 감소(Reduction)시키며, 결국에는 동물 실험을 다른 실험으로 대체(Replacement)하자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을 덜 느끼는 설치류나 어류가 실험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니 괜찮지 않느냐고 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그걸 자신할까?

 위 사진은 1961년에 인간 대신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 밖을 다녀온 침팬지 햄이다. 얼핏 웃고 있는 걸로 보여서 이 사진은 꽤 유명하다.

하지만 사실 침팬지는 공포를 느낄 때 인간의 웃는 얼굴 같은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실 햄은 죽도록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우리와 가장 가깝고 나름의 표현을 하는 유인원에 대해서도 이렇게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동물들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고통을 덜 느낀다고 고통을 주는 게 정당화되진 않는 법이다. 당장 하루아침에 그만두자는 게 아니다. 동물 실험을 최소화하고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반드시 필요한 실험이라면 윤리적이고 덜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4월 24일 하루라도 오늘도 인간을 위해 죽어 갈 가엾은 실험동물 한 마리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할 수 있다면 좋겠다.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 소비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고.

한 사람의 작은 생각이 물방울이 되고, 그것이 모여 파도가 되어 언젠가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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