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는 물을 좋아하는 거 같다.
고양이가 호랑이도 아니고 물을 좋아하다니 이상하지만 종종 수속성 고양이들이 있다.
우리 고양이가 물괭이라는 증거
증거 1.어릴 때부터 바닥에 물이 흥건한 욕실도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서 철퍼덕 드러눕는다.
증거 2. 욕실 세숫대야에 물을 하나 가득 채워 두면 손으로 엄청나게 휘저어서 온 사방을 물바다로 만든 다음 마시기도 한다.
증거 3. 가끔 목욕을 시킬 일이 생기면, 썩 행복해하진 않지만 울거나 반항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왜 비교적 물을 좋아하는가?
우리 고양이는 나와 길거리캐스팅(정확히는 카페 캐스팅)으로 만났는데, 알고 보니 '노르웨이숲 혼혈'로 추정되는 핏줄이다. 어릴 땐 털이 별로 안 길어서 짐작도 못 했음.
2018.12.08 - [집사] - 나는 속았다.(feat.장모종, 단모종)
그래서 털도 길고 촘촘한 편인데 어지간히 젖어서는 살에 닿지도 않는 거 같다.
그 때문인지 물에 조금 젖는 정도는 신경도 안 쓰는 거 같고....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세숫대야 물이 그래도 바닥을 가릴 만큼은 있었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서 냥모나이트를 시전 중이다.
이거 보고 기가 막혀서 "아저씨, 안 축축하세요?" 하고 물어 봐도 대꾸도 없이 계속 편안해하실 뿐이다.
아무리 봐도 이 정도면 불쾌할 거 같은데, 이 고양이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고양이인가?
이거 정말 물괭이인가? 그 귀하다는 수속성 고양이??
보는 나는 불편한데, 정작 물 위에 누운 분은 한없이 편해 보여서 계속 휴식 취하시게 두고 나왔다.
쪼끔 어이없지만, 네가 좋다면 뭐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저렇게 물을 묻히고 화장실만 가지 말아 주라... 꼭 그루밍해서 물기 날리고 화장실 가기로 약속이야?
아무리 화장실이 카사바 모래라서 먹어도 지장은 없다지만 찝찝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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