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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익숙한 캣타워에서 수상한 냄새가 난다

by 고독한집사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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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양이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창문만 열어 두면 언제고 올라가서 하염없이 바깥을 구경하는 소중한 캣타워.
응가를 자주 달고 다니는 우리 고양이는 본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여기저기 똥도장을 찍고 다니곤 하는데, 오늘은 캣타워가 희생되었다.


뭐가 보이면 바로바로 치워 주는 편인데, 아무 흔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무언가 냄새가 배였나 보다. 아마도 응가 냄새였겠지.

씁하씁하

고양이께서 캣타워에 올라가 보란 듯이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바로 카메라를 켜 줘야 한다! 플레멘 반응을 찍을 수 있는 기회니까!
플레멘 반응(flehmen response)은 고양이가 냄새를 더 잘 맡아 보려고 입을 벌리는 걸 말한다. 이때 표정이 참 평소 보기 어렵고 설명도 하기 어려울 만큼 미묘하고 멍청해 보여서 집사들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제대로 찍은 적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 드디어 좀 제대로 찍을 수 있었다. 약간 충격받은 듯 보이는 초점 없는 눈동자.

고양이 눈도 초점을 잃고 카메라도 초점을 잃고.
=(ㅇ△ㅇ)=

툭 떨어진 듯 벌린 입.

끝없는 충격, 사실은 냄새 분석 중


집사야, 이 냄새 실화냐? 라고 묻는 듯이 나 한 번 보고 계속 입을 벌리고 있는다.

실화?
냄새 분석 로딩 중...30%
50%
70%
100% 완료!
이 몸의 배설물 냄새였군. 크흠.
집사는 좀 더 캣타워 청결 유지에 힘쓰라고 눈빛으로 다그치는 중

이렇게 잠시간 더 입을 벌리고 있다가 쩝하면서 입을 다물고는 가 버렸다.

크흠


냄새 맡은 자리는 아무리 봐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고양이 양반이 저러시니 일단 물티슈로 벅벅 닦아 내고 드라이기로 바싹 말려 줬다.
그 뒤로는 안 그러는 거 보면 뭐가 묻거나 그랬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참 귀여운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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