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니들펠트 양모펠트

내 맘대로 니들펠트/양모펠트 개? 고양이?

by 고독한집사 2018. 12. 11.
728x90

이번에도 키트를 내 맘대로 했다.

이번 키트는 산 게 아니라서 정보가 없다.

도구랑 양모랑 키트들을 살 때 10만원 넘게 샀더니 서비스로 하나 키트를 끼워줬다.

강아지 만들기였는데, 눈도 없이 그냥 짜리몽땅한 지우개같이 생긴 강아지를 만드는 키트였다.

만들라는 대로 만들자니 재미없을 거 같아서 그냥 내 맘대로 했다.

살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너무 없으니까 취미라도 내 마음대로 하면 정신 건강에 좋다. 아마도.

이번에도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해서 아무 생각 없이 끝내서 사진이 없다.

키트 사진도 없다. 어차피 서비스다. 구할 수 없다. 아마도.

색 구성을 보니 베이지와 황토색 어디쯤인 것 같은 양모와 상아색 양모가 전부였다. 

그리고 난 남들이 기본으로 사는 흰색과 검은색 양모를 안 샀었다. 

그래서 저번에 만들었던 고양이 키트에서 검정색 실과 분홍색 실을 빌렸다.

아니 사실...거기서 가져온 거 맞나 싶다. 아무튼 아주 조금 내 양모봉투에 들어 있었다.

강아지 키트고, 얼마전에 고양이는 만들었으니까 강아지 만들까 하다가 그냥 고양이 만들고 싶어졌다.

고양이의 뽕주둥이가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뽕주둥이는 정말 사랑스럽다.  뽕주둥이라는 어감은 비록 약간 상스럽지만, 뽕주둥이는 귀엽다.

고양이를 만들겠다고는 했지만, 금손님들처럼 섬세하고 진짜 고양이 같은 고양이는 만들 수 없으니까 양껏 축약해서 대강 만들었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이것은 개도 아니고 고양이도 아닌 무언가가 되었다.

조그맣게 만들어서 시간은 얼마 안 걸렸다.

이것도 한 시간 정도?

귀 만드는 게 좀 늘었다. 여태 만든 귀 중 가장 훌륭한 귀다. 그래봤자 저런 삼각 귀는 두 번째지만 말이다.

아무리 봐도 미묘하게 생겼다.

꼬리는 길쭉하니 분명히 고양이다. 

코도 고양이답게 분홍코다.

그런데 얼굴형이나 눈 형태가 개다. 아 귀 모양도 개에 좀 더 가깝다.

혼란스러운 기분이다.

친구들에게 무엇처럼 보이냐고 물었더니 개와 고양이가 각각 5표씩 얻어 동률이었다.

어려운 문제다.

저 훌륭한 뽕주둥이는 정말 완벽한 고양인데, 살짝 꺾인 귀는 개다.

누군가는 이 사진을 보자마자 "이상해!"라고 외쳤다.

그 정도인가...? 

처음 만들어 놓고는 개나 고양이 한쪽으로 정체성을 확실하게 주려고 사람들이 비슷해 보인다는 쪽으로 수정할 생각이었다.

꼬리를 좀 짧게 하고 코에 색을 덧대서 개로 한다든지, 아님 눈 모양과 귀를 다시 덧대서 고양이로 한다든지.

그런데 자꾸 보다 보니 정도 들고 나름 개성 있는 생김새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냥 개냥이나 멍냥이쯤으로 하기로 했다.

나중에 다양한 색상의 개냥이나 멍냥이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

 

아무튼 님들 니들펠트하세요. 재밌습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