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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니들펠트 양모펠트

내 맘대로 니들펠트/양모펠트 뽕주둥이 ; 가분수의 비극

by 고독한집사 2018.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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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길래 조그만 세 마리 고양이 만드는 키트를 슬슬 꺼냈다.

잠시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저번에 생각했던 대로 뽕주둥이 2호를 만들기로 했다.

베이스울도 딱 그 정도 만들 만큼 남아 있어서 잽싸게 뭉치기 시작했다.

키트에는 베이스울 없이 그냥 양모를 뭉치게 되어 있었지만 그노님 수업 때 듣고 남은 베이스울이 있었다.

확실히 베이스울이 잘 뭉쳐지니까 편하다.
나중에 위에 색 입히는 건 좀 귀찮지만 말이다.

열심히 뭉쳐서 이번엔 원형으로 머리통을 잡아 주고 뽕주둥이가 될 조랭이떡 모양도 만들고 나니 몸통에 쓸 베이스울이 부족했다.

그럼 식빵 굽는다 치고 모자란 대로 하자!

그래도 엄청난 가분수 고양이가 될 판이다.

뭐 가분수 귀엽잖아!
이런 기분으로 그냥 계속했다.

이때 다시 생각했어야 했는데...


만든 토대에 뭔가 흰색이 섞인 회색 양모를 씌우고 바늘로 꽁꽁꽁꽁.

털색도 그냥 뭐 회색 있으니까 이거 한다는 느낌으로 손 가는 대로 마구잡이!
이게 니들펠트/양모펠트의 참 재미 아닐까!

각 토대들에 색 씌우기도 끝나서 이제 야무지게 서로 이어 주는데 귀, 뽕주둥이 연결까지는 아주 순조로웠다.
뭔가 귀 모양도 마음에 들고 뽕주둥이는 엄청 통실한 것이 슈퍼 뽕주둥이가 될 거 같았다.
꼬리도 몸통에 야무지게 붙였다.

이제 몸통과 머리를 이었는데 도무지  이녀석이 앉질 못한다.
계속 고꾸라지는 가분수 뽕주둥이.
당황해서 얼른 회색 양모를 그러모아 몸통에 덧붙여 보았지만 어림없다.
이미 지나치게 커진 머리통을 받치려면 아예 새 몸뚱이를 만들어 이어 줘야 할 거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아주아주 요행할 때만 설 수 있게 보수해 주고 눈코 만들고 손을 뗐다.


잠시 중심을 잡은 찰나의 순간.
무게 중심 찾겠다고 고개만 뒤로 자꾸 꺾어서 얘가 하늘만 본다.


먼 곳만 본다. 아련하다. 머리가 크다.
나랑 눈도 못 마주치는 뽕주둥이...


머리가 무거워 슬픈 짐승.
머리도 큰데 뽕주둥이까지 무거우니 어쩐다...
내가 미안하다. 뽕주둥이 2호야.

그래도 재밌었고 뽕주둥이2호는 나름 귀엽다.
사실 털색이 좀 마음에 안 들지만 그건 털색이 잘못한 거니까.
흰 털이 듬성듬성 섞여서 지저분해 보이고 얼룩진 것처럼 흰색이 보이는 게 마음에 안 들지만 귀엽다.

다음엔 다른 방법으로 뽕주둥이 부분을 북돋아 봐야겠다.

지금까지는 그냥 조랭이떡을 빚어서 얼굴에 붙이는 느낌이었는데 책에서 본 대로 해 봐야지.

아 그러나 저러나 베이스울 다 써서 새로 살 때까지 양모볼만 만들 수 있다.
아님 색양모로만 뭔가 만들던지.
근데 베이스울 쓰는 게 좋아서 새로 살 때까지 당분간 안 할 거다.
이번 달에는 안 사고 아마 1월에나 사지 않을까?
과연 그때까지 안 살 수 있을까?


아무튼 님들 니들펠트/양모펠트 하세요.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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