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추위를 기억하며 오늘은 더 따뜻하게 입었다. 오늘은 비 예보도 들어 있었으니까. 눈뜨자마자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준비하고 오늘은 KFC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내려왔다. 그런데 난징동루에 KFC가 참 많은데 호텔 바로 앞 광장 근처에 있는 KFC들은 아침에 다 닫혀 있었다. 어제 에그타르트 사 먹었던 KFC에서 6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아침 메뉴 영업을 한다는 걸 분명 봤었는데 중국은 지점마다 영업 시간도 다 다른 모양이다. 시간이 이미 9시 20분 정도라 어제 갔던 KFC까지 가기는 좀 애매해서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그런데 맥도날드에서도 중국식 조식을 팔지 뭔가?
닭고기 죽 2개와 또우장 3잔, 요우티아오 3개를 시켰다. 왼쪽에 있는 죽은 좀 들었고 더 묵직한 맛이 나고, 초록색이 나는 것은 배추 절임 같은 게 올라가서 먹다 보면 새콤한 게 씹혀서 좋았다.
또우장은 달콤한 맛이 강했고 요우티아오는 세상 폭신폭신해서 또우장에 적시면 또우장을 쭉 빨아들여서 굉장히 맛있었다. 이렇게 먹고 낸 돈은 72.5위안. 세상 배부르고 몸이 따뜻해져서 엄청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난징시루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스타벅스(주소: 上海市静安区南京西路789号兴业太古汇N110-N201, 중국 Shanghai Shi, Jingan Qu, Nan Jing Xi Lu, Wujiang Rd)다. 걸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가는데 엠엔엠샵 앞에서 엠엔엠 탈을 쓴 사람이 우릴 유혹했다. 귀여워서 넋놓고 보다 보니 10시 반부터 오픈인데 2분 남았길래 조금 기다려서 보고 가기로 했다.
오픈 시간 딱 되니까 문 열어주고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막 박수 쳐 주는데 슈퍼스타가 된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엠엔엠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는 너무 비싸고 살 만한 건 그다지 없었다. 진짜 비싸다.
그래도 사진 찍기는 좋았다. 내부가 깔끔하고 알록달록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사진 찍고 엠엔엠 인형 알바랑 하이파이브하고 하다 보니 또 시간이 슥 지났다.
그냥 나오기는 아쉬워서 3개 사면 1개 더 준다는 초콜릿을 사고, 컵 뚜껑을 하나 사서 나왔다. 초콜릿은 개당 69위안이었고 컵 뚜껑은 29위안이었다.
그리고 또 살살 걷다 보니 레고샵이 보였다. 레고샵 앞에는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 기념인지 히어로들 얼굴을 경극 화장처럼 꾸민 조형물도 있고, 타노스도 있었다.
또 열심히 사진 찍고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길 한참했다. 생각보다 어벤저스 관련 레고는 별로 없었고, 레고도 한국보다 비싼 느낌.
그래도 피규어 3개 만드는 건 해 보길 추천한다. 3개 만들면 79위안인데, 계산하고 영수증을 저기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주면 레고 여권에 도장도 찍어 주고 스티커도 준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있다.
기념품으로 딱 좋은 느낌.
그리고 레고샵 바깥에 손을 갖다 대면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려주는 게 있는데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으니 한 번 해 보길 바란다.
다시 난징시루로 걸어가는데 인민광장이 나왔다. 지나가는데 흥겨운 노래소리가 나서 보니까 전통 복장을 한 분들이 라이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뭔가 소수민족 행사 같기도 했는데 다들 너무 행복해 보여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냥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 너무 행복하게 웃으며 춤추시는 게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또 총총 걸어가다가 nome를 발견했다. nome는 예쁜 다이소 느낌인데 물건 디자인이 깔끔하고 귀여워서 또 구경하느라 한참 걸렸다. 구경만 하다가 사진 찍는 걸 잊었다.
여기서 귀여운 악어 인형을 발견해서 샀는데, 무려 1+1 중이라 친구랑 나눠 가졌다. 요 깜찍이를 14.9위안에 두 개를 얻을 수 있다!
나중에 다른 nome도 봤는데 그 nome는 행사를 안 하는 거 같았다. 품목도 꽤나 달랐고. 운 좋게 들어간 곳에서 마음에 드는 인형을 살 수 있어서 좋았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열심히 걸으면서 스타벅스만 한 5개 본 거 같다. 상하이에는 정말 스타벅스가 많다. 나무에 파묻혀 있는 스타벅스도 있고 근사한 건물에 입점해 있는 곳도 있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 게 매력적이었다.
아무튼 걷고 또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고 커피와 빵을 주문했다. 여기 피자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우리가 먹은게 그거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진짜 맛있다.
비싸지만 맛있어! 하나 느낀 건 상하이 사람들은 잘 안 웃는데 해 줄 건 다 해 준다. 차가운 얼굴로 막 챙겨 주는 게 참 막 좀 좋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다들 어느 정도 영어를 하는 거 같았다.
빵이랑 커피 받는 곳이 다르다고 알려줬는데 영 우리가 못 미더워 보였는지 차가운 표정으로 상냥하게 커피를 가져다 줬다. 이런 걸 보고 츤데레라고 할까?
어쨌건 커피 3잔과 빵. 272위안.
저 채소 듬뿍 빵은 아래 치즈가 깔려 있는데 입에서 살살 녹고 브라우니 같은 애는 적당한 달콤함과 겉은 살짝 바삭한데 속은 촉촉 부들해서 술술 넘어간다.
2일차 나머지 일정은 다음 글에 써야겠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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