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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상하이 2일차 (2)

by 고독한집사 201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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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타벅스 리저브를 떠나 신천지로 가기로 했다. 이동은 지하철로 할 거니까 난징시루역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다 보니 다람쥐 인형이 너무 귀여운 상점이 있어서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세 마리 다람쥐'라는 엄청 유명한 견과류 브랜드였다. 한자로는 三只松鼠산쯔송슈이다. 내가 그렇게 사고 싶어 했던 대추호두를 여기서 판다고 한다. 찾고 찾아 결국 대추호두를 사가긴 했지만 여기엔 조금 마음 아픈 이야기가 있으니 그건 다음에 적어야지.

세 마리 다람쥐 캐릭터 중 하나가 이렇게 크게 있다.


아무튼 상큼한 기분으로 신천지역(新天地站,xintiandizhan)에 도착했다. 사실 신천지역은 상하이 임시 정부 청사(大韩民国临时政府旧址, 주소: 上海市黄浦区马当路306弄3-5号,306 Ma Dang Lu Huangpu Qu, Shanghai Shi) 외에는 딱히 생각해 둔 게 없었다. 일단 도착한 시간이 1시 20분쯤이었는데 임시 정부 청사가 1시 30분까지 점심 시간이라 쉬길래 잠시 기다렸다. 

괜히 찍어 본 신천지역 간판


임시 정부 청사 입장료는 20위안이고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다. 사람들을 따라 쭉쭉 올라가면서 관람하는데 참 작고 작은 공간이 한 나라의 정부 청사였고 이곳에서 그 많은 독립 운동이 계획되었다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 관람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일단 사람들을 따라 흘러가듯 가야 했고, 큰 편이 아니라 금방 본다.


이거 다 보고 원래대로면 O.C.E.를 가거나 페이유에를 사야 했는데 갑자기 비비안웨스트우드 카페를 가기로 했다. 다들 다리도 아프고 지쳐하길래 그냥 가자고 한 거였는데 여기부터 문제였다.

신천지에서 남긴 건 이 사진뿐이다


미리 찾아본 장소가 아니었던 터라 몰랐는데 일단 내 생각보다 너무 멀었다! 마침 이때 내 고덕 지도가 먹통이 되서 다른 친구들 구글 지도 보면서 가는데 크게 한 바퀴 돈 느낌이었고 막상 힘들게 찾아갔더니 없어졌다고 하더라. 원래대로면 K11이라는 쇼핑몰 2층에 있어야 했는데 어찌나 맥이 탁 풀리고 화가 나던지. 판단 착오로 모두를 걷게 했다고 생각하니 지나치다 싶을 만큼 스스로에게 짜증이 나서 좀 힘들었다.   
잠시 정신이 로그아웃한 나를 대신해 친구들이 택시를 잡았고, 택시를 타고 티엔즈팡(田子坊,Tianzifang 주소: 上海市黄浦区泰康路210弄, 210弄 Taikang Rd, Da Pu Qiao, Huangpu Qu)으로 갔다. 20위안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남들은 띠디 아니면 택시 잡기 힘들단 말도 있던데 우린 택시 잘 잡고 다녔다.

티엔즈팡에 내리자마자 커피를 한 잔 때려부으니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티엔즈팡은 신천지보다 훨씬 재밌었다. 신천지는 임시 정부 청사를 빼면 사실 그냥 브런치 골목 느낌이고 파는 옷들도 내가 사 입을 그런 스타일은 아니여서 흥미가 일지 않았다.

그러나 티엔즈팡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일단 사람들을 따라 골목골목을 방향 감각 없이 돌아다니는 경험이 너무 신선했다. 

티엔즈팡 지도


그러다 마음에 드는 가게가 보이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마음에 들면 사고.

좀 돌아다니다가 윌리엄 래빗이라는 찻집이 보여서 들어갔는데 직원이 너무 영업을 잘해서 생각지도 않게 차를 네 통이나 샀다. 아마 190위안 쓴 거 같다.

토끼 백작 느낌


게다가 인퓨저도 세 개 사면 100위안에 준다길래 또 사이좋게 인퓨저도 하나씩 샀다.  직원이 영어도 잘하고, 시식용 차도 많아서 골라 마셔 보면서 고를 수 있어서 좋았다.  서울 돌아와서 차 마셔 봤는데 만족스럽다.

 그리고 또 슬슬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귀여운데 이상할 정도로 무맛인 찐빵을 먹었다. 3개 24위안이니까 싼 거도 아닌데 노맛이다 증말...


페이유에 가게도 티엔즈팡에 몇 군데나 있어서, 혹시나 못 살까 봐 조마조마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페이유에도 무사히 마음에 드는 걸로 한 켤레 샀다. 

 

그리고 누가집을 발견해서 들어가서 직원이 권해 주는 대로 시식을 하면서 홀린 듯이 8봉지를 사서 나왔다.


한 봉지에 25위안인데 3봉지를 사면 1봉지를 더 준다. 그래서 8봉지나 샀다. 


맛도 참 다양하고 하나하나 다 맛있으니까 다들 여기서 누가 많이 샀으면 좋겠다. 8개 사도 150위안 밖에 안 한다.
여태 먹어 본 누가들은 딱딱했는데 여기 누가는 말랑카우에 과일이나 아몬드를 넣은 맛이다. 아주 쫀득하고 달콤한데 이에 붙지 않고 훌륭하다.

정말 마음에 들어서 지금도 드는 생각이 '누가 더 살걸'이다.

나머지 일정은 3번째 글에서 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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