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상하이 4일차

by 고독한집사 2019. 5. 20.
728x90


마지막 날이다. 친구들은 아침 일찍 KFC 조식을 챙겨먹었다. KFC에서 조식을 먹으려면 와이탄 방향으로 가는 난징동루에서 화웨이 있는 건물의 KFC에 가야 한다. 나는 그냥 잤다.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맥도날드보다 어른 맛이라고 한다. 좀 덜 달고 더 담백한 맛이라고 한다.


상하이의 마지막 만찬으로 그랜드마더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정식 명칭은 상하이 라오라오 판관(上海姥姥家常饭馆(福州路店), 주소: 上海市黄浦区福州路70号, 70 Fu Zhou Lu Wai Tan, Huangpu Qu, Shanghai Shi)이다. 와이탄 쪽에서 더 가까운 식당인데 워낙 유명한 집이다. 호텔에서 거기까지 산책 겸 길거리 구경 겸 걸어갔다.

가게 외관


가서 남들이 모두 시키는 동파육, 마파두부, 쌀밥 두 그릇을 시키고 각자 먹고 싶었던 연근찰밥, 가지볶음, 칠리새우를 시켰다. 음료도 하나씩 마셨다. 여기는 냅킨과 물까지 전부 돈을 받으니까 티슈를 미리 챙겨 가는 게 좋다. 메뉴판에 영어로 간단한 설명이 써 있어서 좋았다.

동파육은 처음 먹어 봤는데 좀 더 달고 진득하게 간장에 졸인 갈비찜 비슷한 맛이 났다. 비계 원래 물컹해서 잘 안 먹는데 동파육 비계는 쫜득해서 먹을 수 있었다. 

동파육


 마파두부는 두부가 정말 부드럽고 사르르 녹는다. 생각보다 맵지는 않았는데 두부랑 밥이랑 양념이 잘 어울려서 좋았다.

마파두부


연근찰밥은 약식을 연근 사이에 놓고 한 번 더 찐 느낌이다. 엄청 달다.

연근찰밥(가명)


칠리 새우는 새우가 탱글탱글하니 신선함이 느껴진다. 좋은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는 맛이었다.

칠리 새우


가지 볶음은 짭짤하면서 가지가 너무 물컹하진 않아서 맛있었다. 감자도 섞여 있어서 밥이랑 같이 하나씩 집어 먹다 보니 끊임없이 들어가더라.

가지볶음

 

밥 꼭 시키길

이렇게 다 시키고 273위안을 냈다. 식사를 마치고 또 열심히 걸어서 친구들도 대추호두를 산다길래 제일식품관에 갔다. 대추호두를 주렁주렁 사서 돌아온 뒤, 호텔에 있지만 가 보지 못했던 시설들을 구경하러 갔다.

5층에 있는 수영장을 보러 갔는데 히노끼 욕조도 있고 번듯한 것이 한번 들를 걸 그랬다.

히노끼 욕조
사우나
탈의실

게다가 놀라운 건 구샹호텔 5층에는 도원향이 있다. 이걸 마지막 날 알다니! 
그래도 소피텔 건물에 있는 도원향은 한국말 하는 분도 계시고 쿠폰도 있으니까 여기가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갈 때는 난징동루 2번 출구로 갔다.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출구기 때문이다.  룽양루까지 간 다음 다시 maglev에 몸을 실었다. 아쉽다. 엄청나게 아쉬웠다.

공항에 2터미널로 이동한 뒤 좀 걸으니까 체크인 구역에 도착했는데 무인양품이 왜 여기있어...?

친구는 여기서 디퓨저를 샀다. 
 
그리고 남방항공 체크인을 위해 가까운 L 카운터로 갔는데 여긴 국내선이란다. ^^

푸동 공항 2터미널

국제선 카운터는 D라고 하길래 다시 뽈뽈 움직였다. 국제선 카운터는 참 몇 개 안 되고 그랬다. 국내선 카운터는 많았는데 역시 내수 시장이 장난 아니라서 국제 카운터가 적은가 보다 이런 생각을 좀 했다.

올 때보다 훨씬 무거워진 가방을 맡기고 주린 배와 타는 목을 움켜쥐고 출국을 위한 여정을 떠났다.

또 심사대까지 가기 위한 무한 기다림...
 푸동은 출국할 때는 그룹줄이 따로 있길래 그쪽에 서서 그나마 좀 빨랐다. 그래도 여전히 이렇게 심사가 오래 걸리는 건 익숙하지 않다.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한 심사대에서 순서대로 심사를 받고 들고다니느라 힘들었던 별지비자와도 작별했다.

그리고 이제 끝인가! 했는데 또 검색대가 나타났다. 분명히 지하철 탈 때도 검사하고 공항 들어올 때도 했는데 또...?

있으니까 해야지 어쩌겠는가. 옷도 다 벗고 짐도 겹쳐 놓으면 안 되고 보조 배터리나 랩탑은 따로 꺼내서 바구니에 넣어야 한다. 보조 배터리가 가방에 없는 줄 알고 그냥 보냈다가 배터리 있다고 검사 다시 받으라 그랬었다.

이 긴긴 여정을 끝내고 진짜 녹초가 되어서 황급히 과일 주스를 입에 털어서 급하게 당보충을 하고 면세 구역을 돌았다.

중국 면세 구역은 그다지 볼 게 없다. 그래도 고디바 초콜릿이랑 밀카를 샀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언제 이륙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설핏 깨어 보니 밥을 주길래 치킨!을 외쳤다.

요거트, 말린 대추, 묘한 맛이 나는 짜샤이 같은 것과 마라향이 나는 무언가와 빵

배고파서 그랬는지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땅에 돌아왔고 짧고 간단한 입국 신고와 쾌속한 짐 찾기에 역시 한국이 최고라며 감동했다.

아무튼 아쉬움이 많이 남는 상하이 여행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만큼 다음에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도깨비 야시장 여의도 한강 공원  (0) 2019.06.21
상하이 일정 및 경비 정리  (0) 2019.05.22
상하이 3일차  (0) 2019.05.19
상하이 2일차 (3)  (0) 2019.05.18
상하이 2일차 (2)  (0) 2019.05.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