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북엇국을 잘 안 먹었다. 일단 집에서 북엇국을 거의 안 끓였었고, 내가 처음으로 먹어 본 북엇국은 학교 급식에서 나온 거였는데 맛이 없었다.
북어의 거칠거칠하고 성긴 식감이 입에 걸리고 국물도 맛이 어정쩡해서 싫어했다. 그래서 굳이 내 돈 주고 북엇국을 사 먹을 일은 없었는데 사회생활하다 보니 먹을 일이 생겼다. 요즘엔 좋아하는 북엇국 스타일도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건 뽀얀 국물에 좀 심심하다 싶을 만큼 깔끔한 북엇국이다.
요런 북엇국이 땡길 때 진시황 북어국에 간다. 가서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키오스크 아래 있는 선반에서 누룽지랑 달걀을 챙긴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달걀이랑 누룽지를 먹으면서 기다린다.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이라 좋다.
깔끔하게 차려진 북엇국 한 상을 받으면 소금이랑 후추로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맛나게 먹으면 된다. 나는 곰탕에도 간을 잘 안 하는 편이라 후추만 살짝 치고 먹어도 맛있다. 어차피 반찬이랑 같이 곁들여 먹을 거라 간이 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뽀얀 국물은 부드럽고, 같이 나오는 반찬은 적당히 짭조름해서 잘 어울린다. 뭔가 속이 편안해지는 한 끼다.
그리고 여기에서 먹을 수 있는 별미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막국수다. 특히 비빔인 황태 막국수를 추천한다. 양념이 제법 매콤하고 면이 아주 맛있다.
나는 황태 막국수를 먹을 때는 꼭 곱배기로 먹는다. 곱배기 아니여도 양이 적지 않은데, 이건 맛있어서 식탐을 부리게 되서 꼭 곱배기를 시킨다.
물막국수도 국물 맛이 온화하면서 담백하다. 물냉면처럼 아주 차가운 국물에 나오지 않아서 시원하고 머리가 찡할 정도로 차가운 걸 찾는다면 좀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먹고 나면 개운하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 여긴 아침에도 열기 때문에 아침밥을 해결하기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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