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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코바늘

재미있다 코바늘

by 고독한집사 201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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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니들펠트를 제치고 남는 모든 시간을 쏟아붓는 취미가 생겼으니, 바로 코바늘이다.

예전에 중학교 때 대바늘로 목도리를 떠 보겠다고 했다가 망한 뒤로 뜨개질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니들펠트를 하다 보니 만들어 둔 인형들에 어울리는 귀여운 소품이나 옷을 만들고 싶어서 코바늘에 관심이 생겼다.

코바늘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다행히 지인 중에 코바늘 달인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 실 잡는 법부터 시작해서 코바늘 이론, 바늘과 실타래까지 연습용으로 제공받았다. 배우면서 느낀 건 내가 진짜 소름끼칠 정도로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처음 코 하나를 뜨는 것도 못 하고, 바늘에 실을 지나게 하는 것조차 못할까? 이런 대단한 똥손이었다니 충격적이다.

친구에게 빌린 코바늘 실용서를 보면서 열심히 집에서 연습했다. 연분홍 실이 마음에 들어서 죽어라 저 색을 떴다가 풀었다를 반복했다.

 

양쪽 안 맞는 거 어쩔 것인가

 

처음에는 코를 볼 줄도 모르고, 기둥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서 진짜 막무가내였는데 이상하게 재미있다. 그냥 뜬다는 반복적인 행위 자체가 재미있다. 심지어 망쳐서 푸는 것도 재미있다.

이건 딸기를 떠 보겠다고 도전했던 건데 딸기가 아니라 빨간 가지 같다.

 

 

 

책에 있던 도일리 도안에 도전했던 건데 완성도가 떨어진다. 이상하게 내가 뜨면 짱짱하고 편편하게 되지 않고 우글우글 울어 버린다.

 

 

실은 잔뜩 샀는데 죄다 이상해서 좀 상심했다. 그러다 내가 코바늘을 시작했다고 하니 다른 친구가 식빵 수세미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아직 제대로 뜨는 게 하나도 없는데 의뢰를 받다니, 도전 의식이 불타올라서 당장 수세미실을 주문했다. 식빵 수세미 뜨는 법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봤는데, 돗바늘이란 것도 필요하고 뭔가 도안이랑 다르게 모양이 자꾸 틀어져서 또 떴다가 풀었다를 반복했다.

 

잘못 구운 식빵1

 

관둘까 하다가 다른 동영상을 찾아보니 진짜 내 눈높이에 딱 맞는 영상이 있어서 그걸 보고 마침내 식빵 수세미를 완성했다.

이분 영상을 보면 돗바늘도 필요없고, 뜨는 법도 다른 도안에 비해 더 단순하다. 게다가 내가 실수했던 부분들을 마치 옆에서 본듯이 다 조목조목 알려주셔서 너무 감격했다. 나무 생각이라는 분의 식빵 수세미 영상인데 너무 강같으니까 초보분들 많이 보시라고 링크를 걸어 둔다.

https://youtu.be/J6mPBM4A3og

아무튼 그래서 요즘 날마다 식빵 수세미를 만들고 있다. 하나 뜨는 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너무 재밌다. 뜨고 나면 식빵이 우글우글쭈글쭈글해서 꼭 무거운 걸로 눌러 주어야 하지만 재밌다.

 

통통하게 잘 구워진 식빵

 

식빵을 질리도록 뜨고 나면 다른 도안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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