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곶감잼

by 고독한집사 2021. 2. 1.
728x90

곶감잼을 만들었다. 한창 윤은혜가 편스토랑에 나와서 곶감잼을 만들어 유행하던 때에는 하지 않고 이제야.

냉동실에 꽁꽁 언 채로 1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곶감을 어쩌나 매번 고민만 하다가 곶감잼을 이제야 떠올리고 만들었다. 곶감을 좋아해서 생기면 다 잘 먹는데, 이 냉동 곶감은 어찌나 바싹 말렸는지 질겨서 먹기가 힘들어서 냉동실로 직행했다. 냉동실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난 자꾸 뭐가 사고 싶으니까 곶감이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니었다. 하여간 이 방법을 이제라도 떠올려서 다행이랄지.

찾아보니 필요한 재료는 생크림, 흑설탕, 설탕, 곶감이다. 아주 간단. 그러나 놀랍게도 곶감이랑 설탕 빼면 아무것도 없음. ㅎㅎ

흑설탕은 무시하고 생크림만 사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생크림을 찾아 헤매는데 은근 생크림 파는 데가 없다. 우유처럼 생긴 생크림을 사야 하는데 가는 마트마다 없어서 그냥 휘핑크림을 샀다. 찾아보니 생크림은 동물성이라 더 맛있고 유통기한이 짧고, 휘핑크림은 식물성이라 맛이 덜하고 유통기한이 길다고 하더라. 다행히 찾아보니까 나 말고도 휘핑크림으로 곶감잼을 만든 사람이 있길래 아쉬운 대로 이걸로 하기로 했다.

휘핑크림 두 통을 사서 집으로 랄라랄.

냉동 곶감을 꺼내서 살짝 녹이고 열심히 썰기 시작했다.

윤은혜 씨는 반건시를 이용했기 때문에 속은 긁어서 따로 모으고 껍질은 잘게 썰었지만 나는 바싹 마른 곶감이라 속과 껍질 분리가 안 돼서 그냥 다 통으로 썰었다. 썰면서 씨 있으면 씨는 발라 내고~.

썰다 보니 내 생각보다 곶감 양이 많았다. 좀 하기 싫어질 때쯤 곶감 썰기가 끝났고, 이제 썬 곶감과 설탕을 냄비에 넣고 적당히 윤기가 돌 때까지 계속 휘저으면 된다.

더 작게 썰어야 함. 이렇게 썰었는데도 나중에 씨가 나왔다.

물도 없이 설탕과 곶감만 넣으면 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놀랍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좀 오래 휘저어야 해서 너무 지겨웠다. 

적당히 설탕과 곶감이 한 몸이 되어 뭔가 젓기 힘들다 싶을 때쯤 휘핑크림을 반 통 정도 부었다. 난 계량저울이 없으므로 모든 것이 눈대중.

또 도 닦는 느낌으로 열심히 휘젓다 보면 은근슬쩍 곶감과 휘핑크림이 한몸이 된다. 그때 또 나머지를 부었다.

원래 곶감과 설탕과 휘핑크림의 양이 1:1:1이어야 하는데, 하다 보니까 휘핑크림 향이 너무 강하게 나서 나는 1팩만 넣었다. 정량대로 하려면 두 팩은 넣었어야 했는데!

내가 생각한 곶감잼은 곶감 향이 은은하게 나는 단맛이 고급진 잼이었는데 중간에 쪼끔 찍어 먹어 보니 휘핑크림 향이랑 맛 때문에 내가 생각한 느낌이 아니라서... 내 멋대로 해 버림.

이럼 곤란한데.

또 열심히 휘젓고 휘핑과 곶감이 다 섞였다고 생각이 들 때 불을 끄고 옮겨 담았다. 이걸 먹고 이영자 씨는 카야잼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 거 같음.

나는 바싹 마른 곶감으로 해서 껍질 식감이 더 살아있고 더 되직한 잼이 되었는데, 아마 생크림 정량대로 넣고 흑설탕까지 썼으면 더 진한 갈색의 스프레드 느낌 나는 곶감잼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맛은 이게 참 설명하기 어려운데, 휘핑크림맛이 전반적으로 깔리고 곶감의 단맛이 묘하게 올라간 맛. 곶감맛은 생각보다 별로 안 나는...그런 묘한 잼이다.

남이 만든 걸 먹어 보지 못해서 이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맛있음. 완성 사진이 없는 건 도저히 봐줄 몰골이 아니었기 때문에....^^.....꼭 흑설탕을 쓰자!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고양이는 털도 찌고 살도 찌고  (37) 2021.02.18
다시 나왔으면 하는 옛날 과자  (40) 2021.02.09
IP란?  (30) 2021.01.26
쿠키런 킹덤 🥳  (47) 2021.01.22
애드센스 입금!  (56) 2020.12.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