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감자탕, 명가 이바지 감자탕

요즘 날씨가 좀 요상했다. 더웠다가 비가 왔다가 싸늘했다가 또 더웠다가.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날씨라서 옷 입기도 애매하고, 체온 관리도 힘들었다. 이런 날엔 따끈한 국물을 먹어야 하는데, 많고 많은 국물 요리 중 오늘은 감자탕을 먹었다.

여긴 감자탕 메뉴가 두 가지다. 우거지 감자탕이랑 묵은지 감자탕. 묵은지 감자탕이 더 위에 올라와 있는 걸 보면 이게 대표 메뉴인 거 같다.

하지만 난 우거지가 먹고 싶으니까 오늘은 우거지 감자탕을 주문했다.
좌석석은 이렇게 생겼다. 안에는 어린이용 놀이방도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좀 한가한 시간대라서 이용하는 어린이가 없었다. 여기 말고 다른 방이 더 있는데, 가게가 아주 크진 않다.

밑반찬은 간단하다. 감자채 볶음이랑 김치, 양파절임, 깍두기, 꽈리고추 멸치볶음. 멸치볶음 옆에 있는 건 수제비다. 감자채 볶음이랑 멸치볶음이 맛있어서 한 번 더 받아서 먹었다.

음료도 시켰는데 오랜만에 보는 병 음료를 받았다! 괜히 기분 좋아졌다. 어릴 땐 병 음료에 빨대 꽂아서 마시곤 했는데 요즘엔 탄산 자체를 멀리하려고 노력 중이니까... 그래도 이날만큼은 기분 내려고 병나발을 불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감자탕이 등장했다. 깻잎으로 나름대로 꾸며서 나온 점이 좀 귀엽게 느껴졌다. 빨간 국물 위에 초록색이라니 잘 어울리고 깻잎향도 좋고 기분도 좋고!

완전 끓어오를 때까지 한소끔 끓이고, 불을 줄여서 먹기 시작했다. 뼈에서 처음 딱 입에 넣었을 때 살짝 돼지 냄새가 난다 싶었는데, 처음에만 살짝 났고 그다음부턴 맛있게 먹었다. 국물도 진한 편이고 고소하다.

찍은 뼈가 살이 좀 없고 작은 뼈인데 살이 많이 붙어서 좋았다. 그리고 우거지 감자탕이라는 이름답게 우거지가 정말 듬뿍 들었다!

먹다가 우거지가 바닥에 많이 있어서 나중엔 우거지만 집어 먹을 정도였으니까.
감자탕 흐뭇하게 먹고 볶음밥도 하나 시켰다. 분명히 하나 시켰는데 두 개 같은 양이 왔다. 약간 국물이 많이 들어갔는지 좀 질척했지만, 그래도 고소하니 좋은 볶음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