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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은 거

군고구마를 맛있게 굽는 방법(feat. 에프)

by 고독한집사 202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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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는 좀 오래되었지만 이제서야 실행해 본 트위터발 존맛 군고구마 굽기 레시피.

이거 처음 봤을 때는 아니 무슨 군고구마를 1시간 30분 동안 굽냐며 보고도 그냥 넘겼다. 보통 집에서 군고구마를 구울 때는 직화 냄비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대충 30분 정도 구워서 먹었는데 그것도 내 입에는 충분히 맛있었으니까.
하지만 요즘 미친 듯이 기력이 없고 피곤한 나는 맛있는 게 먹고 싶었다. 맛있는 군고구마. 그래서 어차피 일은 에어프라이어가 하니까 저거 한번 해 볼까 싶어서 실행해 보았다. 무려 1시간 30분짜리 군고구마. 
고구마 빡빡 씻어서 키친타월로 물기 대충 슥삭한 뒤 에어프라이어에 착착 쌓았다. 우리 집 에어프라이어는 2리터짜린데, 에어프라이어는 어차피 크니까 그냥 무조건 큰 용량을 사야 한다. 나처럼 이렇게 불편하게 살지 말고. 다음에 살 때는 진짜 제일 큰 거 살 거다. 제일 큰 거.

그리고 써 있는 대로 110도에서 30분, 160도에서 30분, 190도에서 30분을 구웠다.
160도에서 30분을 구울 때쯤 탄내가 나서 난 고구마가 타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다. 열어 보니 고구마에서 당분 같은 애들이 뭉쳐서 송진마냥 배어 나왔고, 그것들이 열기에 타는 냄새였다. 오, 역시 강화도 호박 고구마는 꿀고구마로다. 집게로 조심스럽게 송진 같은 당들을 떼어 내고 다시 열심히 구웠다.

사진에 까만 부분이 송진처럼 고구마 당이 비집고 나와 탄 흔적이다

그리고 마침내 훌륭한 군고구마 등장. 

진짜 맛있다. 갓 꺼내서 따끈할 때 먹어도 미쳤고 식어도 맛있다. 난 요즘 저녁에 이걸 구워서 얼른 하나 먹고, 다음 날 아침으로 먹고 있다. 
군고구마 장수가 파는 고구마 부럽지 않게 껍질이랑 속살도 잘 분리되고, 군고구마 특유의 섬유질도 잘 살아 있다. 결을 따라 쭉쭉 찢어지는 샛노란 고구마! 
그리고 왜인지 아주 촉촉하다. 윤기 자르르 흐르고 적당히 그을려 부분부분 태닝한 듯 매력적인 모습이 감탄밖에 자아내질 않는다. 고구마 꼬다리 부분도 아까워서 게살을 발라먹듯 물고서 쭉쭉 빨게 되는 미친 맛이다.
문제라면 살찐다는 것뿐. 하지만 뭐 맛있는 거 먹고 행복한 게 더 좋으니까 아주아주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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