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고 많은 돈까스 맛집. 특히 속이 살짝 불그레한 돈까스가 유행인데 내가 이런 형태의 돈까스를 먹었던 건 정돈이 처음이다.
대학로에 뮤지컬 보러 갔다가 먹어 봤었는데, 그때만 해도 아직 이런 돈까스가 많지 않아서 정말 색다르고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니까.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현대백화점이 리뉴얼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놀러 갔더니 정돈이 떡하니 생겨 있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 날 점심 시간에 출동!
일부러 조금 더 일찍 나왔는데도 이미 사람이 만석이었다.
태블릿 같은 곳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대기할 수 있는데 내 번호를 입력할 때는 이미 앞에 8팀이 있었다.
이걸 기다려 말아 잠시 고민하다가 언제 또 먹을지 모르니까 일단 대기!
중간중간 앞에 대기팀이 줄었는지 확인하며 식품관을 구경했다.
인내 끝에 내 순서가 되었다는 알림이 왔고, 잽싸게 식당으로 돌아왔다. 자리를 안내받고 하루 중 가장 신중해지는 메뉴 선택의 시간을 맞이했다.
나는 로스와 히레를 두고 고르라고 하면 무조건 히레를 고른다. 부드럽고 촉촉한 안심이 내 입맛에는 제일 좋으니까. 일행분은 치즈 돈까스를 선택하셨다. 카레를 시켜 볼까도 고민했지만, 일단 기본만 먹는 걸로.
메뉴 주문하고 또 잠시 기다리고 있으려니 속속들이 돈까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배가 고픈지 남의 돈까스만 나와도 눈이 땡그래져서 시선을 뗄 수 없는 지경이었다.
노란 치즈, 하얀 치즈가 골고루 섞인 치즈 돈까스. 저 치즈 돈까스들은 커다란 치즈 돈까스 덩이를 깔고 앉아 있다.
내가 주문한 히레. 분홍분홍한 속살.
처음 한 입은 아무것도 찍지 않고 그냥 먹는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이 내가 감탄하며 먹었던 그 맛 그대로다.
바삭하게 튀김옷이 입에 들어오고, 고기의 육질이 느껴지고 그다음 육즙이 배어 나오고!
얌냠 씹어 먹고 양배추 샐러드 듬뿍 떠서 한 입.
그다음에는 트러플소금도 찍어 먹고 와사비도 올려 보고 돈까스 소스에도 담가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트러플 소금이 가장 잘 어울렸다.
정말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아, 그리고 된장국이 건더기가 참 많아서 인상 깊었다.
치즈 돈까스도 한 쪽 얻어 먹었는데, 치즈가 듬뿍 들어서 정말 맛있었다. 쭉쭉 잘 늘어나는 치즈라 씹는 맛도 아주 훌륭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며칠 뒤에 또 가서 이번에는 스페셜 등심을 먹었다. 다른 분은 새우 튀김 카레를 주문하셨다. 스페셜 등심은 정말 맛있었다. 양도 많고. 처음 한 입만큼은 히레를 뛰어넘는 맛을 보여줬다. 기름의 고소함과 등심의 식감이 혀를 확 사로잡았다!
하지만 양이 많다 보니 먹는 속도가 느려져서 나중에는 약간 느끼하게 느껴졌다. 역시 내 입에는 히레가...
새우 튀김 카레는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 새우 튀김이 같이 나온다. 용왕님의 99982번째 아들쯤 되어 보이는 새우가 나오는데, 식감이 랍스터 뺨칠 만큼 탱탱하다.
같이 나오는 카레는 진하고 아주 맛이 풍부해서 튀김들과 잘 어울렸다.
물어보니까 포장도 가능하던데, 다음에는 포장해서 먹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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