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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세숫대야의 요정

by 고독한집사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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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양이의 세숫대야 사랑은 참 지극하다.
세숫대야를 더 큰 걸로 바꾼 뒤로는 정수기도 유리 수반도 거들떠도 안 보고 오로지 세숫대야의 물만 마신다.


덕분에 24시간 내내 욕실 문을 열어 둬야 해서 욕실이 뽀송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가끔 씻고 나오거나 해서 세숫대야에 물을 채워 두는 걸 잊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세숫대야에 들어가 있는다.
물이 축축하게 묻어 있는데도 말이다.

안 보여서 찾으면 어두컴컴한 욕실에서 눈을 빛내며 세숫대야에 앉아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침 뜨거운 욕탕에 조금씩 몸을 담그는 어르신 같아서 참 웃기다.


폴짝 들어가지 않고 차근차근 천천히 세숫대야에 몸을 누이는 모양새를 정말 보여 주고 싶다. 세숫대야가 그렇게 좋을까?

세숫대야에 요러고 앉아 있을 때면 정말 요정 같다. 세숫대야의 요정.



세숫대야가 비어 있는 것을 싫어 해서 몸소 세숫대야를 채우려고 하시는 세숫대야의 요정.


가득 차 있는 것이 마치 세숫대야의 행복이라는 듯이 말이다.

꿈싯꿈싯
자리를 잡아 본다
🤓
눈 맞춤


털북숭이 몸으로 하나 가득 세숫대야를 채우고, 그제서야 자기도 만족스럽게 갸르릉거린다.

행복한 야옹쓰

약간 사람으로 치면 감촉 좋은 이불로 몸을 감싼 느낌일까?

집사가 조금 귀찮음.


대관절 세숫대야에 무슨 매력이 있어서 이렇게 좋아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다른 집 고양이들도 세숫대야를 좋아할까?

😼: 혼자 있고 싶다냥!

물론 고양이 용품들 중에 방석이나 그런 애들이 이런 형태를 가진 것도 있긴 하지만, 그런 건 보통 극세사처럼 좀 폭신한 재질이거나 종이 재질인 경우가 많다.

😼: 바로 이 느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인간인 나는 도통 모르겠다.

😼: 저절로 눈이 감긴다.


그래도 세숫대야 덕분에 이렇게 훌륭한 냥모나이트를 자주 볼 수 있으니 그건 참 좋다. 🌝

세숫대야(대)를 그득 채운 냥모나이트


우리 집 살림살이 중에 구매 가격 대비 가장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마 세숫대야가 아닐까?

😼

세숫대야 본연의 임무에 때로는 고양이 물그릇, 때로는 고양이 쉼터까지 하고 있으니까 다용도라는 말에 딱 맞는다.

우리 고양이 털은 엄청 보드라움(자랑)

아무래도 고양이 전용 하나 사 줘야겠다. 마침 종이 방석도 응가 묻어서 버렸는데, 요걸로 바꿔 주면 오물이 묻어도 씻어 줄 수 있으니까.
기다려! 곧 네 전용 세숫대야 사 줄게.



마무리는 못생긴 고양이로!(내 눈엔 이것도 귀엽지만)

변상벽 그림 속 고양이랑 똑 닮았다


에잇, 귀여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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