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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서 가장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반려동물이나 아이를 키우면서 집을 깔끔하고 아름답게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그게 되나?!
나는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는데도 우리 집은 더럽다. ^^
내 미감과는 상관없이 요란한 색과 무늬의 스크래쳐들, 여기저기 널부러진 고양이 장난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털뭉치, 마치 쓰레기처럼 보이지만 고양이가 좋아하는 비닐봉투, 종이봉투들까지.
대혼돈의 고양이 굴이랄까...?
요즘 가장 못 봐 줄 정도로 더러운 곳은 단연 고양이 해먹 위다.
해먹 위에 청소하느라 종이봉투를 한번 올려뒀었는데, 그때 그 위에 올라가 보고는 제 마음에 쏙 드는 바스락거림과 쿠션감을 맛보았는지 종이봉투를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번 치웠더니 그 위에 안 올라가고 말이지.
또 요즘에는 겨우내 썼던 난방텐트를 대충 휘릭 접어서 해먹 뒤쪽에 세워놨는데, 텐트의 비닐부분이 해먹 위로 흘러내렸다.
그랬더니 또 그 비닐 재질의 바스락거림과 약간의 엄폐물이 되는 게 마음에 들었나 보다. 텐트+해먹의 조합이 되어서 더 마음에 드나 보다. 이렇게 여유롭게 누워서 뒷발을 쫍쫍거리며 그루밍한다.
그러다 이렇게 잠도 청하고.
올라갈 때도 둠싯둠싯 올라가는데 뒷모습이 꼭 너구리같다.
올라가서 또 마음에 드는 각도가 나올 때까지 꼼지락거리며 꼼꼼하게 잠자리를 살핀다.
아니 근데 얘가 이게 좋다니까 또 내가 할 말이 없네.
너 좋은 데로 하고 살아라. 집 좀 너저분하면 어떠니. 네가 좋다는데.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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