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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니들펠트 양모펠트

니들펠트/양모펠트 내 맘대로 양 만들기

by 고독한집사 2019.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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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갈색 푸들을 만들고 갈색 꼬불이 양모가 남았다. 그것도 꽤 많이. 저렇게 애매하게 남은 양모를 보고 있자니 저걸 이용해 무엇이든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내 양모 박스 안에 쟤만 꼬불거리니까 그렇게 이질감이 들어서 도무지 두고볼 수가 없다. 약간 편집증인가?

갈색 꼬불 양모로 푸들 말고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라마, 알파카, 양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라마나 알파카는 목이 길어서 안정감 있게 형태를 잡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런 합리적인 이유로 양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놀랍게도 과정을 찍었다. 뭔가 이제 나도 블로거다워지나 보다.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다.

 

베이스울로 몸통을 만들었다. 도안도 없고 참고 사진도 없으니 내 마음대로 적당한 크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딱히 단단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내가 원하는 크기가 되었을 때 멈춰서 제법 말랑말랑하다. 어차피 갈색 꼬불이 양모를 두르면 말랑해질 테니 좀 편하게 했다.

내 머릿속의 양의 얼굴을 최대한 떠올려서 이렇게 얼굴이 될 것을 만들어 붙였다. 내 상상 속에서 양이란 원을 삼등분한 것처럼 생긴 주둥이를 가졌다.

귀를 대충 크기를 정해서 철컥 붙였다. 

살짝 세워 보면 이런 모양이다. 아 여기서 별거 아닌데 약간 짜증난 게 저 까만 스펀지는 탄성이 좋은데 부스러기가 묻어난다. 자꾸 베이스울에 작고 검은 가루가 묻어나서 이게 무언가 했는데 스펀지가 범인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스펀지를 사야겠다.

빠르고 신속하게 버섯을 만들었다.

버섯 재배장. 누군가는 담배 꽁초 같다고도 했다.

버섯과 꽁초는 양의 다리가 되었다. 양의 발굽이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 마음대로 만들어서 양처럼 보이면(내 눈에) 되는 것이다. 크기 조절에 실패서 뒷다리가 더 통통한 것은 이 양은 뒷발 서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해 두자.

앞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이제 갈색 양모를 둘러서 코 부분에 까만 양모를 좀 심어 주고, 눈을 만들어서 완성.

역시 사족 보행을 하니까 안정감 있게 잘 선다. 갈색 꼬불 양모를 다 쓰려고 만든 건데 갈색 꼬불 양모는 슬프게도 아직 좀 남았다.

뭘 보고 하는 게 아니라서 2시간 걸려서 끝났다. 베이스울에 흰색을 덮거나 하지도 않고 갈색 양모만 씌운 거라서 엄청 빨리 끝난 것 같다. 다음에는 하얀 꼬불이를 사서 알파카를 만들고 싶다. 

니들펠트는 역시 재밌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니들펠트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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