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니들펠트 양모펠트

니들펠트/양모펠트 눈물의 피카츄 만들기

by 고독한집사 2019. 1. 10.
728x90

이제 벌써 9번째로 니들펠트/양모펠트로 무언가를 만들게 되었으니 큰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선물도 할 겸 피카츄를 만들기로 했다. 일단 친구에게 피카츄를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입을 매우 치겠다. 

 

 

마음에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계속 덧붙이고 찌르고 덧붙이고 찌르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머리는 조금씩 커졌다. 그래도 형태는 마음에 들었다. 시침핀으로 눈과 코의 자리를 잡아 보면서 스스로 몹시 뿌듯해했다. 왠지 잘될 것 같은 그런 기분 좋은 느낌? 하지만 2d를 3d로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다음으로 귀를 만들었다. 귀는 그냥 양모로만 만들 걸 괜히 베이스울을 써서 엄청나게 커졌다. 나름 비율을 생각하며 만든 건데도! 그래서 계속 자르고 파내서 찌르고를 반복하며 줄였다. 그렇게 나온 것이 이것. 지금 이것도 길다. 하지만 이미 너무 단단해 더 찌를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멈췄다.

 

 

머리통과 귀를 이어 붙이고 눈과 볼따구를 만들었다. 인형 눈을 쓸까 하다가 그냥 양모로 만들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냥 인형 눈을 쓸걸. 

 

옆에서 보면 이런 모습.

 

 

 입은 양모로 만들까 하다가 이건 좀 어색할까 봐 그냥 1구 바늘로 찌르고 또 찔러서 입 모양을 만들고 코를 만들었다.

 

 

뭔가 느낌이 다른데 싶어서 사진을 봤더니 눈동자에 하얗게 광이 나고 있길래 흰색 양모로 포인트를 주었다. 

머리통을 완성했을 뿐인데 4시간이 훌쩍 지났다. 진이 쪽 빠졌다. 사진으로는 몇 장 안 되지만 찍지 않아서 그렇지 수없이 많은 수정과 찌르기 과정이 있었다. 내가 왜 피카츄를 한다고 했을까 진짜 너무 후회가 됐다. 눈도 아프고 힘들고, 아직 해야 할 부분은 너무 많고. 얼마나 정신이 나갔으면 몸통과 이어 줄 양모도 안 남겨놓고 싹 찔러 버렸다.  

 

 

이때 그냥 접고 좀 잔 다음에 시작해야 했는데, 성격이 또 그렇지 못하다. 끝내고 누워야 잠이 올 것 같아서 몸통을 만들기 시작했다. 몸통은 다리 부분을 따로 만들지 않고 바로 몸통에 살을 붙이며 만들었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에 손도 후다닥 만들었다. 꼬리는 진짜 너무 고생스러웠다. 왜 이렇게 모양이 안 잡히는지 결국 마음에 들지 않은 채로 꼬리를 완성했다.

  

 

열심히 색을 입히고 합체하기 직전의 모습. 등에 무늬는 왜 미리 했을까. 엉엉. 무늬는 마지막에 했어야 했는데! 혹시라도 이거 보고 하려는 분들, 피카츄 어지간하면 하지 말고, 해야 한다면 무늬는 제일 마지막에... 

  

합체!!! 

여기까지 하는 데 한 7시간은 족히 걸렸다. 더 걸렸나? 해 놓고 보니 이런 하체비만 피카츄가. 피카츄 발은 작고 얇은데, 손도 더 작은데 중간에 사진 안 보고 혼자 막 달렸더니 이것은 무엇? 이렇게 만족도 낮은 적은 또 처음이다.  

 

 

다음 날, 정말 손도 대기 싫었지만 하면서 너무 질려 버려서 그래도 이대로 선물할 순 없지 싶어서 하체와 손을 집중적으로 찔러서 축소시켰다. 사진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물로는 꽤 많이 줄어들어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눈물의 비교 사진. 다이어트를 하고 발가락을 잃은 피카츄. 다음에 혹여라도 피카츄를 만들게 된다면 비율을 잘 생각해서 만들어야겠다.

여태 만든 것 중에 제일 고생스럽고 가장 마음에 안 찬다. 그래도 또 내 손 탔다고 정은 들었다.

마무리는 니들펠트는 이렇게 시간이 많이 들고 힘들지만, 수정을 하면서 결국엔 완성할 수 있어서 재밌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