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산 거

결로 있는 창가에 벤자민무어 바르기

by 고독한집사 2019. 1. 13.
728x90

 

이것은 무려 2017년 4월에 발랐던 페인트에 대한 후기다.

2017년 4월,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못 볼 꼴을 보고 만다. 베란다라기엔 좁고 뭐라 부르기도 참 애매한 창문 공간에 페인트가 싹 다 일어나 있었다. 

그냥 페인트만 일어난 게 아니라 온통 시커먼 곰팡이 범벅으로 아주 참혹했다. 이걸 이제야 알아챈 건 상추가 저기에서 창문 밖 내다보는 걸 좋아하는데 추울까 봐 바닥에 스웨터를 두툼하게 깔아놨었기 때문이다.

 

환기할 겸 이제 따뜻하니 옷은 필요 없겠지 싶어서 치웠다가 진짜 소리 질렀다. 

내가 저런 곰팡이들과 그동안 동거했고, 상추가 저런 데서 맨날 앉아 있었다니 정말 충격이었다.

일단 물티슈를 동원해서 곰팡이를 싹 닦고 말린 다음에 일어난 페인트들을 대충 치우고 고민에 빠졌다. 이걸 주인집에 말해야 되나 아님 내가 해결해야 하나?

 

 

 

그날의 참혹한 현장. 이것도 이미 대충 정리가 끝난 상황이다.

 

 

이런 걸로 주인집 부르기도 귀찮고, 해 준다고 해도 페인트 싼 거 바르면 또 같은 상황이 생길 거 같아서 그냥 내가 하기로 결정했다.

그때부터 셀프 페인팅과 페인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집 창문이 저 꼴이 난 것은 이중창이 아니다 보니 겨울만 되면 결로가 어마무시하게 생기기 때문이다. 페인트가 얼었다 녹으면서 다 바스러지고, 그 습기를 틈타 곰팡이가 번성하는 악순환 같았다.

아이들용 페인트부터 시작해서 무독성 등등 쭉 알아보다가 어찌저찌 이름도 고급스런 Benjamin Moore벤자민무어까지 도달했다. 페인트라고는 사슴 친구 브랜드밖에 몰랐는데.

내가 고른 것은 그중에서도 아우라 배스앤스파(Aura Bath&Spa). 찾아보면 이미 써 본 사람들의 후기가 충분히 많다.

제일 비싼 가격을 자랑하고 이름마저 어려운 벤자민 무어. 욕실용 페인트니까 습기에도 강할 것이고, 페인트 특유의 독한 향도 거의 없다고 해서 큰 마음먹고 샀다.

프라이머라는 걸 페인트칠하기 전에 바르면 오래 가고 깔끔하게 바를 수 있다고 해서 프라이머도 한 통 구매했다.

 

 

 

창가 칠할 때 썼던 게 남아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꺼내서사진을 찍어 봤다. 이런 걸 샀었다. 무난하게 흰색으로 샀다. 지금 찾아보니 1리터에 37000원에 파는 것 같다. 뚜껑 까서 사진 찍고 싶었는데 못 열겠다. 굳은걸까? 

 

 

 

프라이머는 이걸 샀었다. 이건 찾아보니 7000원으로 나온다. 

 

프라이머 바르고 3시간 말리고, 페인트 한 번 바르고 3시간 말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르고 밤새 말렸다. 욕실이나 싱크대 같은 곳 리폼이면 더 오래 말려야 할 수도 있겠는데, 난 창가라서 창문 열어두고 확 말려서 3시간만 말렸다. 그렇지만 다행히 아직 아무 이상이 없다.

냄새는 확실히 거의 안 난다. 그래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바를 때는 워낙 좁은 공간을 칠하는 거니까 그냥 붓질 몇 번 슥슥 하니까 끝.

적당히 잘 발렸던 거 같고 특별히 어렵거나 뭉치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바르고 상추가 한 번 밟아서 창틀에 발자국 찍힌 거랑, 페인트칠하기 전에 창틀을 테이프로 덮던가 해서 엄한 곳에 칠하지 않도록 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전 지식 없이 하는 바람에 창틀에 좀 묻었다. 나중에 나갈 때 물어 달라 그러면 어쩌지...? 

 

 

이게 상추가 밟고 난 뒤 다시 칠한 것.

 

아무튼 내가 이 글을 쓴 결정적 이유.

 

 

 

 

이게 바로 며칠 전 창가이다. 이렇게 얼음이 무식하게 끼는 데도 아직 깔끔하고 곰팡이 한 점 올라오지 않았다. 저렇게 매번 얼었다가 녹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바닥에 흥건하게 고여도 부스러진 곳 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 (유리에 하얀 것은 실리콘이다.)

만일 누군가 창가나 욕실에 곰팡이가 있고, 페인트칠을 해야 한다면 벤자민무어로 하라고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