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간 날이 초파일 다음 날이었다. 몇 년 전에 한 번 갔을 때 무척 아름다웠던 기억이 나서 다시 가기로 했다. 마스크 꼭꼭 끼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려서 올라갔다.
초파일 법회가 미뤄진 탓인지 생각보다 한산했다. 하지만 산은 한창 아름다울 때라서 서암정사는 정말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길도 온통 철쭉에 이름 모를 꽃과 나무들이 싱그러운 빛을 자랑했다.
올라가다 마주한 오래된 나무. 육이오 때 벼락을 맞아 불탄 나무의 흔적이라고 한다. 같이 간 일행의 썰인데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서암정사로 오르는 길. 이날 날씨가 꽤 더웠다. 사천왕이 지키는 관문을 지나는데 길이 너무 예뻐서 사천왕의 눈빛도 다정해 보였다.
길목에 있던 연꽃을 든 불상. 돌을 깎아 이렇게 만드는 게 너무 신기하다.
관문을 지나면 이런 풍경이 나타난다.
초파일이라 그런지 등불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리니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조용한 산중에 색색이 고운 등을 보고 있자니 호사스러운 기분이었다.
서암정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새파란 하늘과 시원스러운 산등성이를 보면 아마 누구나 마음이 깨끗해질 거다.
산신각에 오르는 길에는 이렇게 조그만 동자승과 불상도 나무 밑에 장식되어 있다.
이건 종각이다.
종각 앞에는 이렇게 연못이 있는데 색깔 고운 비단잉어들이 여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관세음보살로 추정되는 불상이 다정하게 잉어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종각 앞에는 이렇게 나무의 본연의 모습을 살려 만든 용 조각도 있다.
그리고 용 조각 아래에는 서유기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석굴은 촬영 금지라서 찍을 수가 없었는데, 정말 장관이다. 일단 딱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석굴을 가득 메운 조각들이 없던 불심도 일으킨다.
석굴 위로 가면 산신각도 있지만, 거기까진 올라가지 않았다. 서암정사 오기 전 갈림길에서 벽송사도 갈 수 있는데, 이날 생각보다 덥고 힘들어서 미처 오르지 못했다. 예전에 갔던 기억에 따르면 벽송사도 꽤 아름다웠지만, 서암정사가 좀 더 인상적이었다.
나가는 길목에 만난 두꺼비 바위. 안에서 봉사를 하시던 보살님이 알려주셔서 보게 된 바위다. 정말 두꺼비를 닮았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매점에서 아이스커피로 목을 축이고 발걸음을 돌렸다. 요맘때의 산과 절은 눈길 닿는 곳마다 찬란하니 꼭 가 보길 바란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 알못의 전셋집 구하기 2 (0) | 2020.06.13 |
---|---|
부동산 알못의 전셋집 구하기 1 (0) | 2020.06.12 |
셔터스톡 기고자 도전! (0) | 2020.02.03 |
2020년 국립국악원 달력 도착 (0) | 2019.12.15 |
그냥 일기 (0) | 2019.12.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