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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고양이 사료(feat.설사, 민감한 장

by 고독한집사 2019.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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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집사들이라면 고양이 사료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써 보는 상추의 사료 방랑기. 

사료는 고양이마다 기호성과 맞는 성분 등이 다르니까 참고로만 하도록 하고 상추에게는 안 맞았던 사료가 다른 고양이에겐 인생 사료가 될 수도 있으니 어떤 사료가 나쁘다, 별로다로 인식하지 말았으면 한다.

처음 상추를 데려왔을 때, 돌봐 주던 분이 상추에게 먹이던 사료를 받아왔다. 그때 받아온 사료가 로얄캐닌 키튼이었다. 로얄캐닌은 처방 사료를 제외하면 성분에 대해서 말이 많은 사료인데, 그때는 그런 거 몰랐고 그냥 먹던 거니까 먹였다. 일단 로얄캐닌의 탁월한 기호성 때문에 엄청 잘 먹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추는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설사를 엄청나게 했기 때문에 그 설사 때문에 사료를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설사가 얼마나 심했냐면 한번 상추가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면 나는 상추를 들고 바로 씻기러 들어가고 동거인은 화장실을 닦을 만큼 심했다. 상추와 화장실이 한번에 똥투성이가 되는 기적! 그때의 무시무시한 경험으로 상추가 화장실 들어가서 모래 덮는 소리 나면 지금도 깬다.

아무튼, 설사는 약을 먹이면서 차츰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많이 무른 변 상태. 설사는 아니지만 맛동산의 형태는 너무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는 상태랄까.

이제 키튼 사료를 끊을 때도 되었고 그다음 사료를 알아봤다. 고양이 카페에서 찾아본 결과 훌륭한 맛동산(고양이 응가를 표현하는 집사계 은어)를 만들어 주는 사료 3대장으로 꼽혔던 게 "퓨어 비타", "뉴트로초이스", "내추럴발란스"였다. 

(사진출처 구글)

그중 '퓨어비타 그레인프리 캣'을 골라서 일단 먹던 키튼 사료와 서서히 섞어 주며 비율을 늘려주며 바꿨다. 이때 좀 고생했던 게 로얄캐닌 키튼이 상추에게는 워낙 기호성이 좋아서 요놈이 퓨어비타를 잘 안 먹으려고 했다. 로얄캐닌만 골라 먹고 하더니! 하지만 나중에는 먹었다. 고집이 세지 않은 고양이라 다행이다. 퓨어비타로 바꿨더니 똥이 약간 단단해졌다. 쭉 먹이면 훌륭한 맛동산이 될 조짐이 보였다! 하지만 그때 퓨어비타 품절 대란이 났다. 여기도 저기도 퓨어비타가 품절이고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매번 이러면 너무 곤란하지 싶어서 다시 사료를 바꾸었다.

**사료를 바꿀 때는 최소 일주일 정도 기간을 두고 기존에 먹던 사료의 비율은 줄이고, 새로 먹일 사료의 비율은 늘리면서 조정을 꼭 해 줘야 한다. 예를 들자면 1일 차에는 먹던 사료를 9, 바꿀 사료 1, 2일 차에는 먹던 사료 8, 바꿀 사료2, 이런 식으로 바꾸면서 고양이 상태와 변 상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갑자기 바꾸면 탈 나기 쉽다.

(사진출처 구글)

 

좀 좋은 사료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오리젠을 샀다. 고단백에 좋은 성분으로 유명하니까. 하지만 오리젠은 먹이자마자 설사파티였다. 고양이마다 다르지만, 고단백 사료를 잘 소화 못 시키는 고양이도 있다. 상추처럼. 그러니까 나처럼 덮어 놓고 한 팩을 사지 말고 샘플을 받아 보자. 보통 사료 사이트에서 배송비만 내고 샘플을 신청할 수 있고, 아니면 고양이 카페 같은 곳에서 소분(소량분할의 줄임말 같다.)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고양이 사료를 소분해서 파는 곳도 있다. 

(사진출처 구글)

눈물을 머금고 오리젠을 처분하고 다음으로 들인 사료가 '뉴트로초이스의 닭과 현미.' 이 사료로 꽤 오랜 기간을 먹였고, 무난하게 좋은 맛동산을 생성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좋은 맛동산은 사실 너무 단단하다고 한다. 좀 물컹하니 약간 무른 감이 있고 촉촉한 것이 가장 좋은 응가라고 한다.)

(사진출처 구글)

하지만 상추가 발치한 뒤에는 알갱이를 작은 걸로 먹이고 싶어서 내추럴발란스의 오리와 완두를 먹였다. L.I.D.라고 써 있는 데 Limited Ingredient Diets의 줄임말이다. 이 사료는 알러지가 있는 고양이를 위해 나온 사료다. 사용한 재료가 적어서 어떤 재료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고양이들이 그 재료를 피하고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걸로 결정하기 전에 사료 샘플을 여러 개 구매해서 기호성 테스트(사료를 조금씩 여러 종류를 꺼내 두고 어떤 걸 가장 잘 먹나 보는 것.)를 했고, 내추럴발란스 오리&완두에 코를 박고 먹길래 골랐다. 이건 알갱이가 작아서 이가 좀 없어도 먹기 편할 거 같아서였다. 어차피 사료는 다 삼키지만, 그래도 좀 더 편할 거 같아서. 요 사료를 먹는 동안은 똥이 좀 더 물러졌다. 그래서 달고 나오는 일이 좀 더 잦아졌고, 새벽에 일어나 상추가 흘린 똥을 치워야 했다. 기호성이 좋아서 상추가 잘 먹었는데 덕분에 살이 쪘다. 

(사진출처 구글)

 

올해 병원에서 상추 살 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갈 때마다 들었다.)지금은 뉴트로초이스 닭과 현미 웨이트매니지먼트를 먹이고 있다. 이 사료도 잘 맞고 잘 먹는다. 알갱이가 좀 큰 편이긴 한데 전발치한 고양이들도 사료는 잘만 먹는다더니 진짜 잘 먹고 있다.  

 

요점은 사료를 바꿀 때는 최소 일주일 정도 시험 기간을 두고, 고양이가 장이 민감하다면 지나친 고단백 사료는 꼭 테스트해 보고 먹일 것. 너무 단단한 맛동산은 좋은 맛동산이 아니니까 한 번쯤 우리 고양이의 응가 상태를 생각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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