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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당냥이들과의 한가로운 한때

by 고독한집사 2020.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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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은 아주 슬프다. 나의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시는데 올해 농사는 아주 망했다. 역대 최장 장마 덕분에 뭐 하나 제대로 지어서 수확한 것이 없었다. 올해 고추가 엄청나게 비쌌는데, 수확량이 전국적으로 엉망이기 때문이다. 긴 비에 고추가 다 병들어서 수확량이 작년의 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 집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 벼도 엉망이고...

고구마도 심는데, 고구마도 긴 장마에 밑이 들지 못해서 아직도 못 캤다. 원래는 추석을 전후로 약 3주간은 집에 가면 농사일로 눈코 뜰 새가 없는데 올해는 고구마도 못 캐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고양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친척들도 안 오니까 정말 오랜만에 제법 여유롭고 한가한 추석을 보냈다. 원래 매해 추석은 갖은 행사와 일거리로 엄청나게 바빠서 전혀 명절의 기분을 못 느꼈다. 

 

고양이가 있는 해 질 녘

 

물론 아주 놀지 않고 시골은 시골이라 일이 끝이 없어서 다른 일을 했다. 그래도 위 사진처럼 노을을 즐길 여유는 있었다는 말씀.

여름휴가 때 사고가 나서 무척 걱정했던 우리 코순이는 많이 나았다. 걷고 뛰고 하긴 하는데 아직 다 회복을 못 해서 엉덩이 쪽으로 손이 가면 펄쩍 뛰고, 걸을 때 다리를 살짝 전다. 아무래도 장애가 남을 것 같다. 그래도 약도 꼬박꼬박 잘 받아먹고 밤에 창고 방에서 자는 것에도 익숙해져서 이제 밤에 자기 전에 자기 방의 문을 닫아 달라고 엄빠를 부르러 오기도 한다. 정말 똑똑하다. (방에서 재우지 않으면 밤사이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실 방에서 재운다.)

코순이의 사고 이야기는 아래쪽을 참고.

2020/08/10 - [분류 전체보기] - 20.08.03 마당 냥이 사고

20.08.03 마당냥이 사고

휴가를 맞이하여 엄마 아빠네 집에 갔다. 우리 엄마 아빠네 집에는 아주 귀여운 마당냥이 두 마리(코순이, 점박이)와 굴러들어온 냥 뻔순이가 산다. 코순이는 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엄마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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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다쳤지만 씩씩하게 회복한 코순이
코순이의 얌생이 수염

 

코순이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 얌생이 수염. 턱 밑에 뾰족하게 난 턱수염이 아주 간신미를 폴폴 풍기는데, 그런 턱수염과는 상관없이 사람을 참 좋아한다. 사람만 보면 온몸을 기대오며 그릉그릉거린다.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 코순이 너무 귀여움.
매력 만점 옆선

 

코순이의 혈육 점박이. 암컷이다. 점박이는 입 근처의 현대적인 무늬가 일품이다. 성격은 코순이에 비해 훨씬 도도하고 독립적이다. 사람 좋아하지만 코순이에 비하면 아주 어른 고양이 느낌. 코순이는 어리광쟁이다. 새 사냥을 아주 잘한다. 딱새 잡아서 먹는 거 봤다...사료도 많이 주는데 새는 그만 잡아 주면 좋겠다.

 

사냥꾼 점박이

 

굴러들어 온 돌 뻔순이. 뻔순이는 뻔뻔하다. 다른 고양이들을 부르면 어느 순간 자기도 은근슬쩍 끼어 있음. 원래 남의 집 고양인데 집 먼발치에서 밥 달라고 애옹 하던 녀석이 어느 순간 우리 집 창고에 자리 잡았다. 이제 그냥 우리 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처음에는 코순이 점박이한테 얻어 맞고 쫓겨 다녔는데 코순이 점박이도 이제 그냥 같이 살기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나이가 많아서인지 시원스럽게 놀진 못한다.

 

답싹

 

우리 귀여운 고양이들...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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