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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고양이의 부먹 찍먹 그리고 핥먹

by 고독한집사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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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부먹입니까, 찍먹입니까? 나는 그사이에 하나 더 먹는 처먹이다. 

그리고 우리 고양이는 찍먹과 부먹, 핥먹을 한다. 물을 마실 때 어떨 때는 핥먹, 어떨 때는 찍먹을 하는데 그 경계가 참 모호하다.

고양이의 찍먹은 주로 넓은 대접에서 마실 때 발견된다. 조심스레 수면을 앞발을 살짝 샤브샤브한 뒤, 발바닥에 적셔진 물을 입에다 가져다가 춉춉 마신다.

불 꺼진 욕실에서 찍먹쇼
세상 신중

찍먹을 할 때 앞발에 길게 자라는 털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바닥 털을 자르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나 보다.

일급수만 마신다
뚠뚠해서 귀여움

이따금씩 찍먹인 척하고 앞발을 담그지만, 수위만 측정한 뒤 핥먹으로 먹는 경우도 있으니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핥먹은 그릇이나 방식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발견된다. 때로는 틀어놓은 수도꼭지에서 콸콸 내려오는 물을 직접 핥아먹는 호쾌함을 발휘하기도 하며, 때로는 정수기에 가늘게 솟아오르는 물을 옹달샘 찾은 사슴처럼 할짝이며 마실 때도 있다.

직수를 즐기는 중

앞에 썼듯이 앞발로 수면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한 뒤 몸을 굽혀 핥먹을 하기도 한다.

수면 측정 뒤 핥먹

가끔은 그냥 앞발로 물을 철벅거리며 넘치게 한 뒤 굳이 바닥 물을 마실 때도 있는데 나는 이것을 부먹이라고 한다. 바닥에 부어 먹는 거니까. 이때는 주변이 물바다가 되므로 눈물의 청소를 해야 한다.

고양이는 아주 깔끔한 동물이기 때문에 그냥 이유없이 물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물그릇에 모래라도 한 알 떨어져 있다면 모래를 건지려는 듯 첨벙거릴 때도 있으니 물은 꼭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물질이 들어 있던 날은 부먹날이다. 보통 집사가 깊이 잠들어 있어 물그릇을 점검할 수 없을 때 발생하며, 사실 거기 뭐가 있으면 정수기 물을 마셔도 되는데 고양이만의 알 수 없는 고집으로 꽂힌 물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참사다.

모래 묻은 앞발로 물 건드리고 털어서 엉망이 된 타일
물 얼룩^^...매일 열심히 청소함

이렇듯 고양이게도 마시는 취향이 있으니 집사들은 항상 고양이들을 잘 관찰하여 선호하는 음수법에 맞게 물그릇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고양이처럼 다양한 음수법을 즐길 경우는 그에 맞게 여러 물그릇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청소하다가 화가 날 때가 종종 있지만, 그래도 물 많이 마시고 장수했으면 좋겠다.

마무리는 귀여운 우리 집 말썽꾸러기 사진으로.

하품쓰
앞발로 톡톡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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