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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고양이 구강 검진 후 일기

by 고독한집사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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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리 집 고양이를 데리고 치과에 다녀왔다. 상추는 치아흡수성병변을 앓고 있다.
작년 1월에 스케일링과 발치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올해 2월쯤엔 다녀왔어야 했는데 무서워서 미루다가 이번에 다녀왔다. 작년에 워낙에 충격이 컸기 때문에;; 구강 검진 후 발치 수술을 예약했는데 예약 날 엑스레이에서 심장 비대증 소견이 뜨는 바람에 애를 들쳐 업고 바로 근처 2차 동물 병원으로 가서 초음파를 찍고 아주 난리를 떨었던 기억이...그때 울며 불며 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행히 검사 결과, 심장 비대증은 아니고 심장 주변 살찜이어서 그냥 웃어 넘겼지. 그리고 다시 발치 수술 예약 잡고 예약 직전까지 부분 발치냐 전발치냐를 두고 밤잠 못 자고 고민했었다. 이제 나이도 있고 이 병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마취 부담도 있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전발치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집사의 욕심으로 전발치를 포기하고 대신 미친듯이 양치질을 시켰다. 그전까지는 사실 좀 슬렁슬렁했는데...
작년에 치과 수술비랑 초음파 비용으로 120만원 정도 나갔으니까 매일매일 양치시키면 하루 3천원 정도 버는 거라고 생각하며 아무리 늦게 오고 귀찮아도 매일매일 양치양치.
그리고 드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치과에 갔다. 이사 가고 처음 가는 거라 거리도 더 멀어져서 힘들었고, 구강검진에서 또 발치 얘기 나올까 봐 공포에 쩔어서 갔다. 전날 잠도 당연히 못 자고 온갖 신을 다 찾고...
상추는 차를 타면 엄청나게 울고 개구호흡도 하고 게거품도 물기 때문에 지하철로 이동한다. 묵직한 고양이를 백팩형 캐리어에 싣고 지하철로 이동!
구강 검진은 예약이 안 되기 때문에 병원 개원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내 앞에 한 분이 계셨고, 나는 또 마냥 대기.
그사이 상추는 더웠던 건지 힘들었던 건지 캐리어 안에서 게거품을 물고 있어서 날 기겁하게 만들었고, 울먹울먹한 마음으로 상추의 게거품을 정리해 줬다.
한 40분 기다렸나?
끝도 없을 것 같던 대기 끝에 상추가 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
치석도 스케일링이 필요할 만큼 쌓이지는 않았고, 치아흡수성병변으로 의심되는 치아도 없었다. 이 정도면 관리 잘한 거라고 칭찬도 들어서 몹시 뿌듯했다. 작년에 전발치 안 하기를 잘했다.
우리 고양이가 나 무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전발치를 할 순 없어... 하지만 다음 검진 때 소견이 나쁘게 나오면 그땐 정말 전발치를 시킬 예정이다. 더 나이가 들면 전신 마취의 부담을 못 견딜 수도 있으니까.
아, 한 가지 슬픈 건 우리 고양이가 살이 많이 쪘다는 거..ㅎ.....
언제 이렇게 쪘대? 어이가 없다... 요즘 오버그루밍 심해진 거랑 알러지 반응 심해진 것도 체중 영향이 클 수 있으니 체중 감량을 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
내 살도 못 빼는데 우리 고양이 살을 빼야 하는구나.
6개월쯤 뒤에 다시 검진 갈 텐데 그때 살도 잘 빼서 건강한 고양이로 거듭나게 만들어야겠다!
마무리는 환묘복 입은 고양이 시리즈

고독한 집사, 고독한 고양이
아무 생각이 없다
어쩐지 처량한 뒷모습. 그루밍하려고 노력하는 거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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