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계절을 탄다. 계절을 탈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털갈이. 이때를 대충 환모기라고 해 보자.
우리 고양이는 장모종인데, 장모종 고양이의 털은 아주 얇고 하늘하늘하다.
각막에 짤깍 붙어 있기도 하고 옷 위에 내려 붙어 있기도 하고, 극세사 이불 사이사이에 꼭꼭 숨어 있기도 하다. 겨울 내내 이불에서 고양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 고양이 정도면 털빠짐이 적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손에 닿는 촉감이 이렇게 보드라운데, 그깟 털 좀 빠지면 뭐 어떻단 말인가.
빗질을 싫어하는 고양이라서 자주 하진 않는데, 환절기이자 환모기에는 그래도 신경을 좀 쓰는 편이다.
환모기에는 털을 벗느라 평소에 두 배 정도 털이 많이 빠진다. 특히 바로 요때, 여름을 준비하면서 겨울털을 벗는 때가 1년 중 가장 심한 털갈이 기간이다.
평소에는 빗질을 해도 양모공 작은 사이즈 정도가 나오는데, 오늘은 이만큼 나왔다.
이것도 열심히 뭉쳐서 요 정도. 안 뭉쳤을 때는 두 주먹 정도.
이게 그래도 적은 편이라!!! 다른 고양이들은 매일 빗어도 이만큼씩 나온다. 고양이더러 괜히 털뿜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빗질을 자주 하면 평소에 흩날리는 털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관리가 편해지고 그루밍할 때 먹는 털이 줄어드니 헤어볼도 줄지만, 문제는 우리 고양이는 빗질을 매우 싫어한다는 점.
빗질 좀 하려고 하면 어르고 달래고, 도망가는 거 다시 데려오고 몇 대 맞을 각오도 해야 한다.
어쨌건 봄이라고 또 계절에 맞춰 신상 털을 입을 준비하느라 고양이도 고생이 많다.
네가 뿜는 털만큼 내 애정이 자라난다, 고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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