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는 재미있는 일을 자주 한다. 예를 들면 전에 거꾸로 수박바...초록색이 많이 먹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응답한 아이템이었다. 나도 신이 나서 먹어 봤는데 먹고 느낀 감상은 제품을 개발할 때 이렇게 만든 것은 다 이유가 있구나.
막상 초록색 부분만 잔뜩 먹게 되니 별로 맛이 없었다. 쪼금 주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도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오리온에서 했다. 오리온의 인기 과자인 초코송이를 가지고 말이다.
초코송이는 버섯갓 부분을 초콜릿으로 대 부분을 과자로 한 버섯 모양 과자다. 이것도 꽤 역사가 긴 과자로 알고 있다.
요 맛있는 녀석을 어떤 이들은 초코 부분만 삭삭 발라 먹고 과자 부분은 버리곤 한다. 내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취향이 있는 것이니까 존중. 그런 소비자들의 요청이 있었던 것인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아예 초코송이의 버섯갓 부분만 따로 출시했다.
난 초콜릿에 뭐가 든 걸 좋아해서 그냥 초콜릿은 잘 안 먹는다. 페레로로쉐나 크런키 이런 애들을 좋아하지. 아니면 과자에 붙은 초콜릿이거나. 하지만 궁금하니까 소중한 내 돈을 써 보았다.
이름은 송이모자 초콜릿. 버섯갓이라고 쓰기엔 너무 정 없고 재미없어 보여서 송이모자라는 이름을 줬나 보다.
초코송이가 해외에서는 초코보이라는 이름으로 팔린다니까 보이의 갓이면 모자라는 단어도 적절한 거 같다. 대X리라고 할 순 없잖아...아님 머리털도 좀 그렇고. 아무튼 초코송이의 정체성인 노란색 봉투에 담겼다. 이 안에 약 10개의 소포장 초콜릿이 들었다.
소포장은 초콜렛다운 갈색. 송이모자입니다 모자.
봉지 안에는 진짜 초코송이 모자만 들었다. 어색해라. 과자 막대기가 보이지 않으니까 어색해.
가끔 초코송이 열면 과자랑 초코가 분리되어서 굴러다니기도 하는데 그거 보는 느낌이다.
맛은 정말 딱 초코송이의 초콜렛 맛. 나쁘지 않은데 먹다 보면 역시 과자가 그립다. 위에도 말했지만 괜히 과자를 꽂아서 만든 게 아니구나 하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미혹한 나를 깨우치려고 오리온은 이렇게 송이모자를 만들었나 보다.
분명 맛난 초콜렛인데 자꾸 내 혓바닥이 바삭한 과자 맛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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