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이렇게 덥고 습하고 그렇다. 더운 건 참아도 습한 건 정말 못 참겠다. 더우니까 기력도 떨어지고, 힘들어서 중국식 냉면을 먹으러 갔다.
간 곳은 베이징. 여기는 전에도 왔었는데, 맛나게 먹고 갔던 기억이 있다! '탕수육 먹어 봐야지.' 하고 다짐했었는데, 어영부영 미루다가 드디어 이번에 방문.
2020.12.31 - [일상/먹은 거] - 화곡 중식당 베이징
가면서 내심 중국식 냉면 아직 안 하면 어쩐다 하고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냉면을 팔고 있다. 중국식 냉면 두 그릇이랑 탕수육 작은 거 하나를 주문했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여기 탕수육은 이날 처음 먹었는데, 바삭바삭 아주 맛있었다. 처음 먹었을 때는 소스 맛이 조금 밍밍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뜨거운 김이 가시니까 달콤하고 적당히 상큼한 소스 맛이 잘 느껴졌다.
통통한 고기랑 바삭 쫀득한 튀김옷, 달콤하고 적당히 점성이 있는 소스까지 아주 훌륭한 삼위일체.
곧 냉면도 나왔는데,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게 얼음이 둥둥 떠 있었다.
땅콩 소스를 풀어 주려고 열심히 휘릭휘릭휘릭 저어 주고, 시원하고 쫄깃한 면을 잔뜩 잡아서 호록~.
고소한 땅콩맛이랑 오독오독 씹히는 해파리와 채소들의 식감이 너무 좋았다. 난 땅콩을 좋아해서 여기서 땅콩 맛이 더 진해도 좋았을 거 같은데 다음엔 좀 더 진하게 부탁드려야겠다.
위장에서부터 찬기가 스멀스멀 올라와서 손끝까지 쫙 퍼지니까 이제 좀 살 거 같았다.
차디찬 냉면 열심히 먹다가 아직 따뜻한 탕수육도 먹으면서 내 몸의 열기와 냉기를 적절히 조절해 주니까 행복했다.
그리고 여기 일하시는 분들이 참 친절해서 좋다. 알아서 반찬 채워 주시고, 잘 섞어야 하는 메뉴는 잘 섞으라고 꼭 알려 주신다. 맛있게 잘 먹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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