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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사+과자 기미러
집사

적당히 어두운 곳에서 보는 고양이는 귀엽다

by 고독한집사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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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양이는 욕실을 좋아한다. 보통 고양이들은 물을 싫어한다는데, 얘는 막 누군가 씻고 나와서 습기로 가득한 욕실도, 건조한 욕실도, 바닥에 물이 흥건한 욕실도 좋아한다. 욕실문을 열어 두면 슥 들어가서 자리 잡고 한참이나 안 나온다. 물도 욕실에서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하는 거 같다.

나도 얘가 욕실에 있는 게 좋다.

불 꺼진 욕실에서 다른 곳의 은은한 조명에 의지해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적당히 어두운 곳에서 확대된 고양이의 동공은 평소의 앙칼진 이미지는 싹 씻어내고 사랑스러움만 남겨 둔다.

문턱에 귀여운 솜방망이 두 개 얹어 두고, 사진 찍는 집사를 무시할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도 꽤 보기 좋다.

고양이가 욕실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니까, 자연스레 욕실 청소를 아주 꼼꼼히 열정적으로 하게 된다. 귀한 분이 납시는 곳이 누추해서는 안 되니까. 

그런데 욕실에 들어가는 건 좋지만, 발바닥에 물을 묻힌 채로 화장실에 가는 건 좀 자제해 주면 좋겠다. 발바닥에 모래가 떡이 된 채 나와서는 불편하다고 애옹애옹하고 울어 버리면, 나는 어쩌란 말이니? 그래서 발 좀 씻자고 데려가면 또 싫다고 애옹애옹하면서. 😂

이 친구는 장모종이라 발바닥에도 털이 길게 자라는데, 저 긴 털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정리해 준다. 아주 깊이 잠들었을 때를 기다렸다가 몰래 사각사각 잘라내는데 아무리 잘라도 며칠 뒤면 다시 원래대로 길어져 있다. 정말 대단한 복원성이다. 고양이의 유전자를 연구하면 탈모약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어쨌건 고양이께서 욕실에 오래 계시고 기분도 좋으셔서 예쁜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다.

물 많이 마시고, 똥 잘 싸고 밥 잘 먹는 건강한 애옹.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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