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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은 거

공덕 메밀면 무삼면옥

by 고독한집사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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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냉면은 육수 맛이 진하면서도 간이 쎈! 그런 냉면을 좋아한다. 그래서 냉면 자체의 육수 맛이 진한 걸 좋아하니까 평소에 냉면 먹을 때 양념장은 넣지 않고 식초나 겨자도 거의 넣지 않는다.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는 그런 냉면을 팔았기 때문에 이 맛에 아주 익숙하다. 그래서 처음 서울에서 냉면 먹었을 때는 맛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놀랐었다. 

오늘 먹은 건 냉면은 아니지만, 그냥 일단 나의 취향이 슴슴하고 밋밋한 그런 면 요리는 아니라는 걸 밝히기 위해 써 봤다.

여긴 자주 가는 곳은 아니고, 그냥 오랜만에 가 봤다. 같이 간 분이 요즘 평양냉면의 매력에 빠지셨기 때문에 여기도 가고 싶다고 하셔서.

나름 유명한 곳인데, 메밀면을 파는 곳이다. 다만 호불호가 정말 엄청나게 갈린다!

오랜만에 갔더니 입구 쪽에 키오스크가 생겨서 거기서 주문을 하면 된다. 키오스크가 있지만 여전히 차림표도 있어서 찍어 봤다.

나는 미지근한 면과 강황 완자 만두를 주문했다. 이날 아주 찬 음식은 먹고 싶지 않아서 미지근한 면을 골랐다.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서 육수?를 먹는데 맛없다. 한 모금 마시고 뭔지 모를 맛이라서 그만뒀다. 

여기가 유명한 게 메밀을 제분해서 반죽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커피로 치면 원두 로스팅해서 파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

먼저 강황 완자 만두가 나왔다. 동글동글 오돌도돌한 만두다. 크지는 않지만, 이게 아마 여기서 파는 음식 중 가장 간이 강할 거다.

따뜻할 때 먹으면 맛있다. 우리가 이걸 한창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새 손님이 와서 만두를 주문했지만, 우리가 먹은 게 마지막 만두였다고 한다!

이럴 때 은근 기분이 좋은 건 나뿐인가? ㅎㅎ 마지막 음식을 차지했다는 미묘한 뿌듯함. 그래서 그런지 만두가 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미지근한 면이 나왔다. 고기랑 표고버섯, 무가 조금 올라가 있다. 

 

여전히 맛은 밍밍했다. 맛의 식견이 높지 않아서 메밀향이나 육수의 정성스러운 맛은 잘 못 느낀다. 그냥 '여전히 밍밍하구먼.' 정도의 감상이 남았을 뿐.

간장도 넣고 겨자도 넣고 식초를 넣어 봐도 한결같이 밍밍하다. 신기하다.

옆 테이블 손님들은 여길 처음 온 사람들이었나 보다. 종류별로 면을 시켰던데 먹자마자 수군수군하더니 사장님에게 원래 이런 맛이냐고 물어봤다. 무슨 심정인지 알 거 같아서 조금 재밌었다. 나도 처음 먹었을 때는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었으니까. 누가 먹자고 하면 먹긴 하는데, 막 생각나고 또 가고 싶고 그런 곳은 아니다. 

아, 그리고 다 먹고 깨달았는데 사장님이 밑반찬 안 주셨다. 무쌈 썬 거랑 오이지를 원래 밑반찬으로 주시는데, 그거 없어서 더 밍밍하게 먹었다. 

오랜만에 간 거라 밑반찬을 주던가 안 주던가 기억이 안 나서 다 먹고 남의 테이블 보고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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