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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유난히 부스스한 날

by 고독한집사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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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매일매일 머리를 손질해도 어떤 날은 유난히 머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다.

어딘가로 뻗쳐 버리거나, 자면서 머리 모양이 눌려 버리는 날이.


다시 감을 시간은 없고, 대충 어찌저찌 드라이기 바람으로 날려 보거나 고데기로 응급조치를 취해 보지만 그래도 영 이상한 날.



날마다 아주 많은 시간을 몸단장에 쓰는 고양이에게도 그런 날이 있다.
유난히 털이 부스스하고 정전기가 많이 나서 모양새가 영 이상한 날이.


중간중간 일어선 털도 있고, 마음대로 눌려 버린 털도 있다.


대충대충 꾹꾹 눌러서 만든 점토 인형 같기도 하고 누가 멋대로 손으로 쓸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자다 깨서 그런지 평소보다 한껏 더 모양도 삐죽삐죽한 거 같다.



갈기털 주변은 눌려서 푹 꺼지고, 팔뚝이랑 가슴, 배털은 부숭부숭 일어나 있고.



귀여운 발



그래서 그런가 애 얼굴도 좀 피곤해 보인다.



고양이도 자기 외모에 따라 기분이 바뀔까?
이렇게 부시시한 날은 고양이 기분도 부시시할까?


자꾸 쳐다보니까 기분이 별로인 듯, 고개만 휙휙 돌린다.

눈도 안 마주쳐 줌

그루밍할 기분도 아닌 거 같으니 내려서 열심히 빗겨 주고 이쁘다고 속삭여줬다.



그랬더니 이러고 잠들었다.
귀여운 녀석. 우리 고양이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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