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엄마 생일. 엄마 생일에는 늘 특별한 선물을 해 주려고 애쓴다. 금팔찌도 해 주고, 지갑도 사 주고, 그러다가 현금을 기발한 방법으로 주는 것으로 굳었다.
왜냐하면 금팔찌를 주고 다음 해에 돈꽃다발을 주었더니, 엄마가 돈이 더 좋다며 엄청 솔직하게 기뻐하셨기 때문이다. 그냥 봉투만 드려도 좋아하시겠지만, 괜히 그냥 더 특별하게 주고 싶다.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여태의 노력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길. 엄마한테 한정 아니고 각종 용돈 드릴 날은 다 열심히 챙기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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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약 용돈 박스다. 이것의 이름은 내 마음대로 '금전대보탕'이라고 명명했다. 고3들 기운 차릴 땐 십전대보탕, 우리 엄마 기운 차릴 땐 금전대보탕이다.
일단, 한약 용돈 박스라고 검색하면 여러 업체가 나온다.
내가 고른 기준은
1. 무조건 사슴이 그려진 상자일 것.
우리 동네에서 한약 박스라고 하면, 무조건 저 사슴이 그려진 상자였다. 다른 것은 있을 수가 없어! 그러니 곧 죽어도 저 사슴 상자여야 한다.
2. 약 봉투에는 산삼
사슴이 녹용을 상징한다면 역시 한약 재료의 최고봉인 산삼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양보할 수 없다! 그래서 봉투에 꼭 산삼이 들어가길 바랐다.
일단 이 두 가지 조건만으로도 업체가 많이 추려졌다. 그리고 봉투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주고, 약 봉투를 15개 이상 챙겨주는 곳으로 골라서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곳은 기본 스티커와 약 봉투 20개를 주는 곳이었다. 당연히 사슴 상자에 산삼 봉투.
아, 그런데 상자가 좀 찌그러져서 와서 속상했지만, 조립하고 나니까 별로 티 안 나서 또 괜찮아졌다.
만드는 법은 무척 간단하다. 봉투 안에 돈이든 뭐든 내가 넣고 싶은 것을 넣고 고데기나 다리미로 윗부분을 쓱싹 밀어주면 밀봉이 된다.
난 다리미가 없어서 고데기를 이용했다. 10개의 약 봉투에 신사임당을 한 분씩 모셨는데, 한 장씩 들어가니 부피가 얇아서 봉투가 각이 안 살았다.
그리고 약 상자는 생각보다 커서 너무나 상자가 텅 비어 버렸다. 안 돼!
그래서 동생이 마침 자기는 엄마 생일 선물로 홍삼을 하겠다길래 파우치형으로 하라고 꼬셔서 콜라보 하기로 했다. 동생이 산 홍삼톤 60포를 약 상자에 채웠는데, 그래도 상자가 반 정도 밖에 안 찬다!
결국 빈 상자를 밑에 깔고 그 위에 홍삼톤을 채웠다. 거의 꼭대기 부분에 홍삼톤과 금전대보탕을 섞어서 넣고, 가장 윗부분에 금전 대보탕 복용법을 만들어서 올렸다. 읽어 보고 웃으라고 ㅎㅎ.
무겁고 커다랗고 듬직하고 비싼 생일 선물이 완성되었다.
반응이야 뭐, 후후. 아찔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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